정부가 8월 발표한 종부세 개편안은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크게 늘리면서, 취학·전근·부모봉양 등 부득이한 사유는 최대 3년간 거주로 인정해주는 예외를 뒀다. 예외가 넓어질수록 세놓던 집주인이 세금 때문에 실거주로 돌아오거나 집을 팔 유인이 줄어, 전월세 매물이 급감할 위험은 완화된다. 다만 같은 시 안에서 이사할 때도 인정되는지와 시행 시점이 2027년이라는 점은 아직 유동적이라, 전월세를 구한다면 이 조건들을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의 기준을 '몇 채냐'에서 '실제로 사느냐'로 옮겼다. 거주용 1주택은 기본공제가 14억원으로 오르지만, 세를 놓고 자신은 다른 곳에 사는 비거주 1주택은 공제가 9억원으로 깎인다.
숫자로 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머니투데이가 정리한 사례를 보면 공시가격 15억원짜리 집을 가진 50세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는 현행 약 69만원에서 2027년 이후 약 190만원으로, 2.75배가량 늘어난다. 세를 놓아 월세를 받더라도 세금이 그만큼 앞을 가로막는 구조다.
이 부담이 커지면 집주인의 선택지는 크게 둘이다. 직접 들어가 살아 거주공제를 받거나, 아예 집을 파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시장에 나와 있던 전월세 한 채가 사라진다는 뜻이다.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개편안에는 세를 놓고 있어도 거주로 인정해주는 예외가 들어 있다. 취학이나 전근처럼 어쩔 수 없이 집을 비운 경우, 보유 기간을 최대 3년까지 거주 기간으로 쳐준다.
정부가 밝힌 인정 사유는 구체적이다.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직장 변경이나 전근,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국외 체류, 그리고 60세 이상 직계존속을 모시기 위한 합가 등이다. 다만 1년 이상 계속 살던 집이면서 다른 시·군으로 이사한다는 조건을 함께 채워야 한다.
입법예고 기간에 접수된 의견은 3천 건을 넘었고, 상당수가 이 예외를 더 넓혀 달라는 요구였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도 "3년으로 했지만 불가피한 예외가 있으면 한 번 더 검토하겠다"며 기간을 늘릴 여지를 열어뒀다.
여기서 세입자가 오해하기 쉬운 지점이 있다. 거주 인정이 넓어진다고 전월세 매물이 곧바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예외가 넓어지면 취학·전근으로 집을 비운 집주인이 세금을 피하려고 굳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들어올 이유가 줄어든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전월세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 새 매물이 쏟아지는 게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매물이 급격히 줄어들 압력을 덜어주는 쪽에 가깝다.
반대로 예외가 좁게 유지되면 부담을 견디기 힘든 집주인들이 실거주로 돌아서면서 전월세 물량이 얇아질 수 있다. 세입자가 이번 예외 논의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핵심 쟁점 하나는 같은 시 안에서 이사할 때도 인정되느냐다. 현재 안은 다른 시·군으로 옮길 때만 예외를 주기 때문에, 서울 안에서 학교를 따라 이사한 경우는 빠질 수 있다. "고등학교는 되고 중학교는 안 되느냐"는 반발이 나오는 것도 이 대목이다.
시점도 지금 일이 아니다. 개편안은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2028년 이후 세율 체계가 완전히 바뀐다. 당장 집주인들이 움직여야 할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시행령 단계에서 예외 범위가 더 조정될 수 있어, 지금 나온 내용은 확정이 아니라 방향으로 보는 편이 맞다.
거주 인정 확대는 전월세 매물을 늘려주는 카드가 아니라 줄어들 압력을 눌러주는 카드다. 매물이 급감할까 걱정하는 세입자라면 반가운 방향이지만, 물량이 크게 풀릴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두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