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8월 13일 발표한 대책으로 2027년 1월부터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이 막히고 유주택자 전세보증 비율도 낮아진다. 전세 매물이 월세로 돌아서고 갱신계약이 늘면 남은 전세의 값에 상승 압력이 가지만, 동시에 풀리는 공급 대책이 이를 얼마나 상쇄할지는 아직 갈린다. 재계약이 유리한 국면인지, 월세 전환 부담이 실제로 얼마인지 매달 주거비를 기준으로 따져보는 것이 낫다.
정부가 8월 13일 내놓은 금융대책은 집을 사두고 한 번도 살지 않은 채 세를 준 1주택자의 전세대출을 2027년 1월 1일부터 막는다. 세 들어 사는 사람 입장에서 당장 내 대출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전세 매물이 나오는 통로와 전셋값의 방향은 매달 나가는 주거비와 직결된다. 전세대출 규제가 전셋값으로 번지는 길을 짚어보면 재계약에서 무엇을 따져야 할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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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대상은 세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가진 1주택자(부부합산)로, 그 집을 가족이 아닌 사람에게 세놓고 있으며, 본인과 배우자 모두 그 집에 실거주한 적이 없어야 한다. 한 번이라도 전입해 살았으면 대상에서 빠지고, 직계존비속에게 세를 준 경우도 제외된다. 금융위는 대상 규모를 수도권·규제지역 기준 약 6만 명, 9조 6000억원으로 봤다.
여기에 유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도 낮아진다. 수도권·규제지역은 80%에서 70%로, 그 밖의 지역은 90%에서 80%로 줄고, 무주택자는 지금 비율을 유지한다.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면 두 갈래로 값에 압력이 간다. 첫째, 보증금을 은행 대출로 채우기 어려워진 집이 전세 대신 월세로 돌아선다. 헤럴드경제 보도를 보면 대치·목동·중계·평촌 일대 8만여 가구 중 전세 매물은 600여 건으로 1%에도 못 미치는데, 월세화와 갱신계약 증가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둘째, 전셋값이 오르면 이사 대신 지금 집을 연장하는 세입자가 늘고, 그만큼 시장에 나오는 신규 전세가 줄어 다시 값을 밀어 올린다. 매물이 마르면 남은 매물의 호가가 높아지는 구조다.
방향이 오름세 쪽이라고 해서 폭까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번 규제의 직접 대상은 6만 명 수준으로 좁고, 정부는 동시에 실수요와 공급을 푸는 조치도 함께 내놨다.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올리고 30조원을 추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공급이 실제로 풀리면 전셋값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할 수 있다. 규제와 완화가 맞물려 있어 전셋값이 얼마나 오를지는 전망이 갈린다.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정도지 확정된 수치는 없다.
전셋값이 오르는 국면에서 세입자가 쥔 카드는 계약 조건이다.
이번 대책이 전셋값을 곧바로 끌어올리는 스위치는 아니다. 다만 매물이 얇아지는 방향인 만큼, 재계약이 유리한지 이사가 나은지 매달 나가는 주거비를 기준으로 따져보는 것이 실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