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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가 아닌 3.5%였을 것이라며, 제도가 상승률을 0.6%포인트 눌렀다고 발표했다. 억제분은 휘발유 기준 리터당 약 200원 안팎으로 추산돼, 월 주유량에 곱하면 100리터 기준 약 2만 원을 덜 낸 셈이다. 다만 수조 원대 재정으로 버티는 한시 조치인 만큼, 상한이 조정·종료될 때를 대비해 오피넷 최저가 조회와 지원 제도를 점검해두는 것이 좋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의 핵심은 석유류로, 1년 전보다 14% 넘게 올라 전체 상승률의 큰 몫을 차지했다. 경유와 등유가 휘발유보다 더 크게 뛰어 디젤 차량과 등유 난방 가구의 부담이 특히 커졌다. 10월부터 11월 말까지 유류세 인하가 연장됐지만 한국은행은 10월 물가도 3% 안팎을 예상해, 겨울을 앞두고 주유비와 난방비를 미리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미 관세 15% 유지는 미국이 한국 수출품에 매기는 세금이라,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소비재 가격을 직접 바꾸지는 않는다. 수입품 값을 실제로 움직이는 건 원·달러 환율과 국내 유통 단계이며, 환율이 1%포인트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약 0.04%포인트 오른다. 직구나 수입품 구매 시점은 관세 발표보다 환율 흐름을 기준으로 잡는 편이 합리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7월 초 1,559원에서 9월 들어 1,350원대까지 빠르게 내리며 원화가 강세로 돌아섰고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하락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이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 판매가에 닿기까지는 시차가 있고, 기업이 이익을 다 반영하지 않는 불완전 전가 탓에 체감 효과는 작다. 해외직구나 에너지처럼 환율이 곧장 반영되는 품목은 빨리 반응하지만 가공·유통을 거친 수입 식품은 느리니 곧바로 값 인하를 기대하지 않는 편이 현실적이다.
직전 7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둔화와 농산물 안정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2.8%로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이는 9월 초 나올 8월 지표도 헤드라인 상승률만으로는 흐름을 읽기 어렵다는 뜻이다. 근원물가 추세, 석유류 기저효과, 계절 농산물, 그리고 생활물가지수와의 차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오르면 달러 강세와 원/달러 환율을 거쳐 국내 물가로 이어지고, 환율 상승은 통상 3~4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원/달러가 10% 오르면 소비자물가가 0.3~0.5%포인트 밀려 올라가며, 그 충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크고 국제 시세에 연동되는 에너지·수입식품이 먼저 오르므로, 이 품목의 가격 흐름을 먼저 확인하면 신호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