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전셋값이 8월 7억1,178만 원으로 최고를 찍은 가운데 전세대출 금리가 6%대로 올라, 2억 원을 빌리면 월 이자만 약 100만 원에 이른다. 오른 보증금을 대출로 메우는 세입자는 보증금과 금리 부담을 함께 지면서 고정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커졌다. 주거비가 실수령 소득의 25~30%를 넘는지 점검하고, 변동비 조정과 금리 인하 요구·갱신권 활용으로 부담을 줄일 여지를 따져보는 편이 낫다.

전셋값이 오르면 매달 나가는 고정지출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몫도 커진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8월 7억1,178만 원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진짜 부담은 오른 보증금을 대출로 메워야 하는 세입자에게 금리까지 겹친다는 데 있다. 전세대출 금리는 이미 6%대로 올라섰다.

Nataliya Vaitkevich
숫자로 보면 체감이 분명해진다. 4대 은행의 2년 고정 전세대출 금리는 1월 말 3.38~5.88%에서 8월 말 4.01~6.61%로 올랐다. 2억 원을 6%에 빌리면 월 이자가 약 100만 원, 1년이면 1,200만 원이다. 같은 2억 원을 4%에 빌릴 때보다 매달 33만 원가량을 더 낸다.
오른 보증금을 대출로 채우는 세입자는 '늘어난 보증금'과 '높아진 금리'를 동시에 떠안는 셈이다.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리면 보증금 부담은 줄지만 매달 나가는 월세가 새로 붙는다. 어느 쪽이 총부담이 작은지는 전세대출 이자와 월세를 같은 잣대로 계산해 봐야 알 수 있다.
간단한 비교로 감을 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증금 2억 원을 6% 대출로 채우면 월 이자는 약 100만 원이다. 같은 집을 반전세로 돌려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전환 월세가 이 100만 원보다 낮고 남은 대출이자를 더해도 총액이 줄어든다면 반전세가 유리하다. 반대로 전월세 전환율이 높게 매겨지면 전세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결국 관건은 대출금리와 전환율 중 어느 쪽이 더 싼가다.
주거비와 대출이자는 마음대로 줄이기 어려운 고정비다. 조정 여지는 변동비에 있고, 순서가 있다.
가장 먼저 볼 것은 자동이체로 조용히 빠져나가는 '새는 고정비'다. 안 쓰는 구독 서비스, 중복 가입한 보험, 실제 사용량보다 비싼 통신 요금제가 여기 해당한다. 그다음이 외식과 배달처럼 금액이 크고 빈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항목이다. 반대로 식료품이나 공과금 같은 필수 변동비는 무리하게 줄이면 삶의 질이 깎이니 맨 나중에 손대는 게 낫다.
이자 자체를 줄이는 길도 있다. 소득이나 신용이 개선됐다면 금리 인하 요구권을 쓸 수 있고, 주택금융공사 보증부 상품 등으로 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재계약이라면 계약갱신요구권으로 인상률이 5% 이내로 묶이는지부터 확인한다.
주거비는 월세와 전세대출 이자, 관리비, 공과금 일부를 합친 금액으로 잡는다. 흔히 이 합계가 실수령 소득의 25~30%를 넘으면 부담이 크다고 본다. 공식 기준은 아니지만 내 상황을 가늠하는 신호로는 쓸 만하다.
이 선을 넘는다면 두 가지를 함께 본다. 비상금, 즉 3~6개월치 생활비를 모으는 속도가 얼마나 늦춰지는지, 그리고 저축률이 얼마나 눌리는지다. 갱신이나 이사를 앞두고 있다면 오른 보증금과 금리를 넣어 앞으로 석 달치 실제 지출을 미리 그려 보는 것이 좋다.
전셋값 자체는 개인이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주거비가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계약 조건과 대출 구조를 바꿔 어느 정도는 조절할 수 있다. 한 번 숫자로 점검해 두면, 다음 계약에서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지킬지가 한결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