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개한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비수도권 산업용 요금을 최대 10%가량 낮추는 제도로, 식당이 쓰는 일반용 전기는 대상이 아니다. 설령 식당 전기료가 내려가도 전기는 외식 원가에서 임대료·인건비·식재료보다 작은 비중이라 밥값 인하로 직결되기 어렵다. 이 제도를 근거로 외식비가 곧 싸질 것이라 기대하기보다, 산업용 정책과 자영업 전기요금 정책을 구분해 보는 편이 정확하다.

전기요금을 사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매기는 '지역별 차등 요금제'가 윤곽을 드러냈다. 정부와 한국전력이 산업용 지역 전기요금제 설계안을 공청회에서 공개하면서다. 근거는 2024년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다.
핵심은 발전소가 몰린 비수도권 요금을 낮추는 것이다. 설계안에 따르면 원전과 재생에너지가 밀집한 남부권은 약 18원(2025년 기준 kWh당 181.9원의 약 10%) 내려가고, 중부권은 최대 약 15원, 수도권 북부는 약 10원 낮아진다. 반대로 전력을 많이 끌어 쓰는 수도권 남부는 지금과 거의 같다.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나누며(제주 제외), 이 제도로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이 약 2조 8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적용은 단계적이다. 2025년에 발전사와 한전이 거래하는 도매 요금에 지역 차등을 먼저 넣고, 소비자가 직접 내는 소매 요금 차등은 2026년부터 적용하는 일정이다. 즉 설계안이 나왔다고 당장 요금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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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짚어야 할 게 있다. 이번 차등제는 '산업용' 전력에만 적용된다. 국가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용, 즉 공장 등이 대상이고, 식당·카페·상가가 쓰는 일반용 전기는 포함되지 않는다.
즉 '비수도권 전기요금이 내려간다'는 뉴스가 곧 '우리 동네 식당 전기료가 싸진다'는 뜻은 아니다. 지방의 식당이라도 이번 제도로 요금이 자동으로 낮아지지 않는다. 제도의 설계 목표 자체가 기업 입지를 지방으로 유도하는 데 있지, 자영업자 전기료 인하가 아니다.
식당과 관련된 전기요금 변화는 따로 있다. 정부는 2026년 6월부터 소규모 자영업자의 요금제 선택권을 넓혀,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고 저녁 피크 시간은 올리는 방식을 도입했다. 저녁 장사 비중이 큰 음식점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것은 지역별 차등과는 별개 정책이다. 두 가지를 섞어 이해하면 오해가 생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식당 전기료가 어떤 경로로든 낮아진다고 가정해 보자. 그래도 외식 가격이 곧장 내려간다고 보긴 어렵다. 이유는 원가 구조에 있다.
식당의 비용에서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임대료, 인건비, 식재료비다. 전기료는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이들보다 작은 항목이다. 전기료가 몇 퍼센트 줄어도 전체 원가에서 움직이는 폭은 제한적이라, 메뉴 가격을 내릴 만한 여유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
가격의 방향성도 고려해야 한다. 비용이 오를 때 가격은 비교적 빨리 반영되지만, 비용이 내릴 때 가격이 그만큼 빨리 내려가는 경우는 드물다. 이미 오른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비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료 절감분이 소비자 가격 인하로 넘어오기까지는 시차가 크고, 아예 넘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는 산업 경쟁력과 지역 균형을 겨냥한 제도이지, 외식 물가 대책이 아니다. 이 뉴스를 근거로 밥값 인하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 외식비를 좌우하는 것은 여전히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 가격이며, 전기요금 정책을 볼 때는 '산업용'인지 '자영업용'인지부터 구분해 읽는 것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