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온으로 전국 양식어류 183만여 마리가 폐사했지만 광어·우럭 소매가는 아직 보합세다. 정부의 최대 50% 할인 특별전과 바다가 늦게 달궈지는 시차가 가격을 눌러왔을 뿐, 공급 감소는 시간차를 두고 반영된다. 할인전이 끝나는 8월 23일과 추석 성수기가 겹치는 9월이 가격의 분기점이니 할인 행사와 시세 동향을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다.

고수온으로 양식어류가 무더기로 죽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전국 31개 해역에 고수온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양식어류 183만여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 한 곳에서만 양식장 27곳에서 100만6000여 마리가 죽었다.
그런데 지표상 소매가격은 아직 잠잠하다. 광어 소매가는 킬로그램당 3만7950원으로 한 달 전과 거의 같고, 우럭도 3만7430원으로 보합세다. 폐사 규모를 생각하면 어색한 안정세다.
다만 소비자 체감은 이미 다르다. 마트에서 광어회 300g은 2만5000원 안팎에 팔리고, "비싸서 못 먹겠다"는 반응이 현장에서 나온다. 지표는 보합인데 지갑은 부담을 느끼는 이 간극에 이유가 있다.

William Warby
첫째는 정부의 할인 지원이다. 해양수산부는 '대한민국수산대전-고수온 특별전'에 예산 300억원을 투입해 광어·우럭·전복 등을 최대 50% 할인하고 있다. 소비자가 계산대에서 마주하는 값이 실제 시세보다 낮게 눌려 있는 셈이다.
둘째는 시차다. 바다는 육지보다 천천히 데워지고, 폐사가 곧바로 물량 감소로 잡히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광어는 18~25도가 적정 수온이고 27~28도를 넘으면 피해가 커지는데, 지금의 고수온 피해가 출하량에 반영되는 시점은 다음 달 쪽으로 몰릴 수 있다.
문제는 이 두 완충장치가 곧 사라진다는 점이다. 할인 특별전은 4주 연장을 거쳐 8월 23일까지 운영된다. 행사가 끝나면 할인만큼 얹혀 있던 체감가 인하 효과도 함께 걷힌다.
여기에 폐사로 줄어든 물량이 본격 반영되고 추석 성수기 수요까지 겹치면, 9월 가격은 지금과 다른 그림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유통 현장에서는 9월에 수산물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남은 여름 수온이 빨리 내려가 폐사가 멎으면 상승폭이 눌릴 여지도 있어, 방향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가격 변동에 대비하려는 소비자라면 다음을 챙겨두면 도움이 된다.
가격이 반드시 급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완충장치가 걷히는 9월 초가 올여름 수산물값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미리 염두에 둘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