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휘발유·경유가 5월 셋째 주 이후 18주째 내렸다지만 여전히 1,800원대이고, 10차 최고가격은 9월 19일부터 4주간 휘발유 리터당 1,784원으로 동결됐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에서 105달러로 오른 걸 보면 국내가는 '크게 내렸다'기보다 최고가격제와 유류세로 '오를 만큼 오르지 않은' 것이라 체감이 작다. 실제 지갑에서 차이가 나는 구간은 9월 24~27일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의 리터당 100원 인하이니, 귀성길엔 이 구간을 앱 가격과 비교해 활용하고 유류세 인하 11월 말 종료 시점을 챙기면 된다.

기름값이 5월 셋째 주부터 18주 연속 내렸다. 그런데 주유할 때 체감이 크지 않다면 착각이 아니다. 전국 휘발유·경유 평균가는 7월 둘째 주 이후 여전히 1,800원대에 머물러 있다. 오래 내렸다는 말과 달리 절대 금액은 크게 빠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핵심은 '얼마나 내렸나'가 아니라 '무엇을 기준으로 내렸나'다. 지금의 하락은 국제유가가 떨어져서라기보다, 오르는 국제유가를 국내가가 따라 오르지 않은 결과에 가깝다.

Engin Akyurt
같은 기간 국제유가는 오히려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7월 말 배럴당 90.1달러에서 9월 16일 105.8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4.7달러에서 102.4달러로 뛰었다.
| 구분 | 7월 말 | 9월 중순 |
|---|---|---|
| 브렌트유(배럴) | 90.1달러 | 105.8달러 |
| WTI(배럴) | 84.7달러 | 102.4달러 |
| 국내 휘발유(L) | 1,800원대 | 1,800원대 |
국제 원유가 두 달 새 15% 넘게 올랐는데 국내 판매가는 제자리다. 소비자 입장에서 '내렸다'는 통계와 '안 싸다'는 체감이 갈리는 지점이 여기다. 정확히 말하면 값이 크게 내렸다기보다, 올랐어야 할 만큼 오르지 않았다.
국내가를 붙잡은 장치는 두 가지다. 하나는 석유 최고가격제다. 산업통상부는 9월 18일 저녁 10차 최고가격을 발표해 9월 19일부터 4주간 적용에 들어갔다. 휘발유는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직전 차수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상한을 6개월 넘게 눌러 온 데다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구조가 겹치면서, 원유 상승분이 곧바로 주유소 가격표에 옮겨붙지 못했다.
다른 하나는 유류세 인하다. 정부는 9월 말 끝날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를 11월 말까지 두 달 연장했다. 휘발유는 15%, 경유와 LPG부탄은 각각 25% 인하가 유지된다. 다만 이건 '추가 인하'가 아니라 이미 깎여 있던 세금을 계속 두는 것이라, 지금보다 더 싸지는 효과는 없다.
실제로 지갑에서 차이를 느낄 대목은 따로 있다. 추석 연휴인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간,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고속도로 주유소 226곳이 리터당 100원을 깎는다. 9월 17일 판매가를 기준으로 한 인하다. 40리터를 넣으면 약 4,000원을 아끼는 셈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는 평소 시내보다 비싼 경우가 많아, 100원을 빼도 동네 저가 주유소보다 반드시 싸다는 보장은 없다. 실제로 일반 주유소업계는 고속도로만 깎는 방식이 가격 경쟁을 왜곡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리하면 이렇다. 귀성·귀경길에 고속도로에서 기름을 넣어야 한다면 24~27일 사이가 낫다. 대신 출발 전 자주 가는 주유소 가격을 유가정보 앱으로 확인해, 100원 인하가 실제 이득인지 비교해 보자.
연휴 이후에는 서두를 이유가 크지 않다. 유류세 인하가 11월 말까지 이어지므로 지금 미리 가득 채워둘 실익은 적고, 오히려 국제유가가 계속 오르면 최고가격제 다음 차수부터 국내가가 반영될 수 있으니 11월 말 종료 시점을 달력에 표시해 두는 편이 낫다. 전기차 이용자라면 연휴에 시행되는 고속도로 낮 시간대 충전요금 할인도 챙길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