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전국 전월세 거래의 약 68%가 월세일 만큼 전세의 월세화가 빨라졌고, 서울 전세가격도 2년 새 두 자릿수로 올랐다. 매매가 상승에 전세대출 규제와 금리가 겹치며 세입자 선택지가 월세 쪽으로 밀렸고, 월 주거비 비교가 재계약의 핵심이 됐다. 전월세전환율로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환산해 보고, 갱신 때 법정 상한과 보증금·월세 조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전월세로 사는 사람에게 집값 뉴스는 남의 일처럼 보이기 쉽다. 그런데 매매가 상승은 몇 단계를 거쳐 세입자의 월 주거비로 내려온다.
경로는 대체로 이렇다. 매매가가 오르면 집을 사려던 수요 일부가 전세로 남고, 집주인은 오른 집값에 맞춰 전세 보증금을 올린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규제와 금리 부담이 겹치면 세입자가 감당할 수 있는 전세 폭이 좁아진다. 결국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가 월세와 반전세로 밀려난다. KB국민은행은 이런 흐름을 전세대출 규제와 금리로 월세·반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구조로 설명한다.
숫자가 이를 뒷받침한다. 2026년 1~7월 전국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은 68.3%였고, 7월 한 달만 봐도 전월세 21만여 건 가운데 월세가 14만여 건이었다. 아파트만 따로 보면 7월 월세 거래 비중이 52.4%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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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월세로 밀려난 뒤에도 부담이 줄지 않는다는 점이다. KB 자료 기준으로 2026년 8월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한 달 전보다 서울이 1.8%, 경기가 1.0%, 인천이 0.9% 올랐다. 전세를 떠나 월세로 갔더니 그 월세도 오르고 있는 셈이다.
전세가격 자체도 높은 자리에 있다. 한 보도에 따르면 서울 평균 전세가격은 2024년 8월과 견줘 14.9% 올랐고, 중위 전세가격은 2년 사이 16.7% 상승했다. 평균치의 변동이라 개별 계약의 인상폭과는 다르지만, 재계약 때 보증금을 올려달라는 요구가 늘어난 배경을 설명해 준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아 월세로 갈까, 그냥 전세를 유지할까." 이 판단은 감이 아니라 전월세전환율로 계산할 수 있다.
공식은 단순하다. 연 월세 = (전세 보증금 − 새로 맡길 보증금) × 전환율.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전세를 보증금 2억원 월세로 바꾼다고 하자. 전환 대상은 3억원이다. 여기에 종로구 시장 평균 전환율 4.6%를 적용하면 연 1,380만원, 월로 나누면 약 115만원이 나온다. 뉴스1이 든 사례가 이 계산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환율은 지역마다 다르다. 2026년 5월 기준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전국 평균 5.3%, 서울 4.7%, 강남구 4.8% 수준이었다. 전환율이 높을수록 같은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내야 할 월세가 커진다. 내가 사는 지역의 전환율을 넣어 보면, 전세를 유지하는 쪽과 월세로 가는 쪽 중 월 현금 부담이 어디가 적은지 바로 비교된다.
계산 틀을 쥐었다면 재계약 자리에서 확인할 항목은 분명해진다.
법정 전환율 상한을 먼저 보자. 기존 계약을 갱신하거나 조건을 바꿀 때 전환율에는 상한이 있다. 기준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값으로, 기준금리가 2.75%이던 2026년 7월 기준으로는 4.75%였다. 다만 이 상한은 갱신·조건 변경에만 적용되고 새로 맺는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기준금리는 바뀌므로 계약 시점의 한국은행 기준금리로 상한을 다시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계약갱신청구권도 챙겨야 한다. 요건을 갖췄다면 한 차례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이때 보증금 인상에도 제한이 걸린다.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자고 할 때, 보증금을 얼마 남기고 나머지를 월세로 바꿀지에 따라 월 부담이 달라지므로 보증금·월세 조합을 몇 가지로 계산해 보고 협상하는 편이 낫다.
마지막은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느냐다. 전세가가 높게 형성된 구간일수록 계약 만료 때 보증금 반환이 지연될 위험이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여부와 집의 선순위 채권 상태를 계약 전에 확인해 두면, 전세 유지든 월세 전환이든 판단의 전제가 분명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