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증 원룸은 보증금 위험을 집주인이 떠안는 대신 더 높은 월세나 월 수수료로 그 비용을 돌려받는 구조로, 월세·관리비의 약 10%를 매달 수수료로 받는 사례도 있다. 보증금은 돌려받는 돈이라 실제 비용은 기회비용뿐이므로, 돌아오지 않는 추가 월세와 비교해 '돌아오지 않는 돈'으로 따져야 한다. 매달 더 내는 금액과 보증금 기회비용을 거주 개월 수만큼 더해 작은 쪽을 고르면 되고, 관리비 세부내역과 계약 조건도 함께 확인하면 된다.

무보증 원룸은 목돈이 없어도 들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솔깃하다. 하지만 공짜로 보증금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보증금은 원래 집주인이 월세 밀림이나 집 훼손에 대비해 잡아 두는 돈이다. 그 완충 장치가 없어지면, 집주인은 그만큼의 위험을 다른 방식으로 메운다.
메우는 방법은 크게 둘이다. 같은 집이라도 월세를 더 높게 책정하거나, 보증 서비스를 끼워 매달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한 중개 플랫폼의 무보증 매물을 보면, 월세와 관리비를 합한 금액의 약 10%를 매달 수수료로 내는 구조가 쓰인다. 월세 55만 원에 관리비 9만 원인 집이라면 매달 6만 원 넘는 돈이 추가로 나가는 셈이다. 지역과 매물마다 조건이 달라 금액을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원리는 같다. 보증금을 안 넣는 대가는 매달 쪼개져 월세에 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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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흔히 착각하는 지점이 있다. 보증금 1,000만 원을 큰 지출로 여기는 것이다. 보증금은 계약이 끝나면 돌려받는 돈이라, 실제 비용은 그 돈이 묶여 있는 동안의 기회비용뿐이다. 반면 무보증으로 더 내는 월세는 한 번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비교 기준은 '돌아오지 않는 돈'이어야 한다. 보증금의 기회비용은 전월세전환율로 가늠할 수 있다. 법정 상한은 기준금리에 2%를 더한 값과 연 10% 중 낮은 쪽인데, 기준금리가 연 3.0%인 지금은 약 5%가 기준이 된다. 보증금 차액에 이 비율을 곱하고 12로 나누면 월 환산액이 나온다. 보증금 1,000만 원이라면 월 약 4만 2천 원이다.
아래는 같은 원룸을 두 조건으로 가정한 예시다.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니, 실제 매물에 자기 숫자를 넣어 보면 된다.
| 항목 | 보증금형(예) | 무보증형(예) |
|---|---|---|
| 초기 목돈 | 1,000만 원 | 0원 |
| 월세 | 45만 원 | 50만 원 |
| 보증금 월 기회비용 | 약 4.2만 원 | 0원 |
| 월 실질 부담 | 약 49.2만 원 | 50만 원 |
이 가정에서는 월 실질 부담이 비슷하다. 차이를 가르는 건 1,000만 원이라는 목돈을 지금 묶을 수 있느냐다.
월세가 같아도 관리비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2023년 9월부터는 월 10만 원 이상의 정액관리비가 붙는 원룸·오피스텔은 광고 단계에서 일반관리비와 사용료(전기·수도·난방), 기타관리비로 나눠 내역을 밝히도록 의무화됐다. 내역을 적지 않으면 과태료 50만 원, 거짓으로 적으면 500만 원이 부과된다.
그러니 '관리비 10만 원'이라고만 적힌 매물은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반드시 물어야 한다. 전기·수도까지 포함인지, 인터넷이나 청소비가 따로 붙는지에 따라 실제 월 지출이 달라진다. 광고에 적힌 내역이 계약서에도 그대로 들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증금을 넣는 쪽을 택했다면, 입주 당일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 두는 걸 미루지 않는 게 좋다. 이 둘이 있어야 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우선순위가 생긴다.
무보증과 보증금형 중 무엇이 나은지는 거주 기간에서 갈린다. 추가로 내는 월세는 사라지는 돈이고, 보증금 기회비용은 머무는 동안만 발생한다.
짧게 머물 계획이라면 무보증 쪽이 합리적일 수 있다. 몇 달 뒤 떠날 집에 목돈을 묶고 이사 비용까지 감수하기보다, 매달 몇만 원을 더 내는 편이 부담이 적다. 반대로 1~2년 이상 살 생각이라면 추가 월세가 차곡차곡 쌓여 보증금 기회비용을 금세 넘어선다. 이럴 땐 목돈을 마련해서라도 보증금형으로 들어가는 쪽이 길게 보면 덜 나간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무보증으로 매달 더 내는 금액과, 보증금을 넣었을 때의 월 기회비용을 거주 개월 수만큼 각각 더해 본다. 전자가 작으면 무보증, 후자가 작으면 보증금형이다. 목돈이 아예 없다면 선택지가 무보증 하나뿐일 수 있는데, 그때도 같은 지역·같은 면적의 보증금형 월세와 나란히 놓고 차액이 납득할 만한지 따져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