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통계에서 외식비는 식당·배달처럼 조리된 즉석 음식에 지불한 돈만 가리키고, 마트에서 산 간편식은 외식이 아니라 식료품으로 잡힌다. 이 분류를 모르면 '외식을 줄였는데 식비는 그대로'인 상황을 통계와 다르게 해석하게 된다. 가계부를 쓴다면 배달비와 마트 간편식을 어느 칸에 넣는지부터 통계 기준에 맞춰 정리하는 편이 낫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는 식비를 두 축으로 나눈다. 하나는 식료품·비주류음료 구입비, 다른 하나가 외식비다. 여기서 외식비는 '가공을 거치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식사 관련 부대서비스에 지불한 돈'으로 정의된다.
이 정의에 들어가는 항목은 생각보다 넓다. 일반식당은 물론이고 배달음식, 푸드트럭 같은 이동식 음식점, 급식 같은 단체 제공식, 패스트푸드, 그리고 주점과 커피숍까지 외식비다. 카페에서 마신 커피 한 잔도 통계에서는 외식으로 잡힌다는 뜻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도 외식은 별도 자리를 갖는다. CPI의 12개 대분류 중 '음식 및 숙박'에 외식이 포함되고, 품목을 성질별로 묶을 때는 개인서비스에 해당한다. 쌀이나 채소 같은 농축수산물이 아니라 '서비스' 가격으로 분류된다는 점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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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동이 자주 생기는 지점이 간편식이다. 편의점 도시락, 밀키트, 냉동식품, 즉석밥처럼 가정간편식(HMR)으로 묶이는 제품은 통계에서 외식이 아니라 식료품으로 분류된다. 정확히는 식료품·비주류음료 안의 가공식품이다.
기준은 '누가 조리해 즉석에서 제공했는가'다. 식당이나 배달로 조리된 음식을 받으면 외식, 마트에서 포장된 상태로 사서 집에서 데워 먹으면 식료품이다. 같은 김치찌개라도 식당에서 먹으면 외식비, 밀키트로 사 오면 식료품비로 잡힌다.
그래서 배달을 끊고 밀키트로 갈아탄 사람은 체감상 '외식을 줄였다'고 느끼지만, 통계에서는 외식비가 줄고 식료품비가 늘어난 것으로 기록된다. 전체 식비 총액은 거의 그대로일 수 있다.
배달음식 자체는 외식비지만, 음식값에 붙는 배달비는 오랫동안 따로 취급됐다. 통계청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매장가격과 배달가격의 차이로 배달비를 계산하는 외식배달비지수를 실험적 통계로만 작성했다.
조사 결과 건당 배달비는 3,000원이 가장 많았고, 업종별로는 치킨·햄버거 같은 간이음식이 48.8%로 비중이 가장 컸다. 이 지수는 2023년 12월 기준 1년 전보다 4.3% 올랐다. 통계청은 2024년부터 조사를 온라인으로 바꾸고, 2025년 기준 개편 때 배달비를 정식 품목으로 넣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확정된 편입은 아니다.
정리하면 그동안 배달비 변동은 외식 물가지수에 온전히 반영되지 못했다. 음식값은 그대로여도 배달비만 오르면 지갑은 더 얇아지는데, 통계의 외식 물가는 그 변화를 잘 잡아내지 못한 구간이 있었다는 얘기다.
체감 물가와 공식 통계가 벌어지는 원인이 여기서 나온다. 하나는 배달비처럼 실제로 내는 돈이 지수에 늦게 들어오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간편식으로의 이동처럼, 지출 성격은 '식사 해결'로 같은데 통계 칸만 외식에서 식료품으로 바뀌는 경우다.
둘 다 사실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통계는 '조리 서비스를 샀는가'라는 일관된 기준을 지킬 뿐이다. 다만 소비자가 느끼는 '한 끼에 드는 돈'은 이 칸막이를 넘나든다. 그래서 뉴스에 나온 외식 물가 상승률과 내 지갑 사정이 어긋난다고 느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통계 기준에 맞춰 가계부를 정리하면 내 소비를 더 정확히 읽을 수 있다. 다음 기준으로 나눠보자.
이렇게 나눠두면 '외식은 그대로인데 식료품이 늘었다'거나 '음식값보다 배달비가 더 뛰었다' 같은 패턴이 드러난다. 통계와 같은 칸을 쓰면 뉴스 속 물가 지표를 내 지출에 바로 대조해볼 수 있다는 점도 실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