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8월 12일 합병을 승인해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으로 출범하고, 계열 LCC도 내년 통합 진에어로 합쳐진다. 겹치는 국제선 26개·국내선 8개는 공정위 조치로 2034년까지 운임 인상이 제한돼 당장 급등하기는 어렵다. 다만 우려노선이 아닌 곳, 아직 미정인 마일리지 통합, 대체 항공사 취항 여부가 실제 부담을 가를 변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대한항공 이사회와 아시아나항공 임시 주주총회는 2026년 8월 12일 합병을 승인했고, 아시아나 주총에서는 의결권의 99.3%가 찬성했다. 남은 절차는 채권자 보호뿐이다. 양사는 이 절차를 마친 뒤 12월 17일 법인 통합 등기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날부터 아시아나라는 이름은 사라지고 통합 대한항공만 남는다.
항공권을 자주 사는 입장에서 궁금한 건 하나다. 경쟁 항공사가 줄면 값이 오르나. 결론부터 말하면, 겹치는 노선의 요금은 당분간 규제로 묶여 있고, 진짜 변수는 그 밖에 있다.

Torsten Dettlaff
이번 합병은 갑자기 정해진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6월 25일 조건부 승인을 내줬고, 금융당국은 7월 24일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을 확정했다. 8월 12일 양사 승인은 그 위에 얹힌 마지막 의사결정 단계였다.
저비용항공사(LCC) 쪽도 함께 움직인다.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와 아시아나 계열의 에어부산·에어서울은 협의를 거쳐 내년부터 '통합 진에어'로 재출발할 예정이다. 국적 대형항공사가 둘에서 하나로 줄고, 그 아래 LCC도 하나로 합쳐지는 구조다.
경쟁사가 사라지면 요금 인상 압력이 생기는 건 맞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을 승인하면서 이 압력을 겨냥한 조건을 걸었다. 두 회사가 함께 취항하던 노선 가운데 경쟁제한 우려가 큰 국제선 26개와 국내선 8개가 규제 대상이다.
조치는 두 갈래다. 하나는 구조적 조치로, 이들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넘기게 했다. 다른 하나는 행태적 조치로, 공급 좌석 수를 함부로 줄이지 못하게 하고 좌석당 평균 운임을 정해진 한도 이상 올리지 못하게 했다. 좌석 간격이나 무료 수하물 같은 서비스 품질도 유지해야 한다. 이 의무는 10년, 즉 2034년 말까지 지켜야 한다. 이 기간에는 대상 노선 요금을 마음대로 올리기 어렵다는 뜻이다.
규제가 모든 걸 막지는 않는다. 요금과 혜택에 영향을 줄 변수는 조치의 바깥에 있다.
첫째, 우려노선이 아닌 곳이다. 경쟁제한 우려 노선으로 지정되지 않았거나 아시아나만 단독으로 날던 노선은 운임 인상 한도의 직접 적용을 받지 않는다. 둘째, 마일리지다. 두 회사의 마일리지를 어떤 비율로 합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통합안이 공정위에서 반려되는 일이 반복됐다. 쌓아둔 마일리지의 가치가 통합 뒤 어떻게 환산될지는 지금 단정할 수 없다. 셋째, 슬롯과 운수권을 넘겨받은 항공사가 실제로 그 노선에 얼마나 들어오느냐다. 대체 항공사가 충분히 취항하면 경쟁이 유지되지만, 그러지 못하면 규제 기간이 끝난 뒤 요금이 움직일 여지가 생긴다.
당장 12월 이전에 표를 사려는 사람이라면 몇 가지를 짚어두면 된다. 자주 타는 노선이 공정위 우려노선 목록에 들어가는지 보면 향후 운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 마일리지를 많이 모아뒀다면, 통합 방식이 확정되기 전에 유효기간이 임박한 마일리지부터 사용처를 찾는 편이 안전하다. LCC를 주로 이용한다면 통합 진에어 출범 일정과 노선 조정 공지를 따라가야 한다.
정리하면, 합병이 곧바로 항공권 값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규제 때문에 낮다. 다만 규제가 닿지 않는 노선과 마일리지에서 체감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요금표만 보지 말고 내 노선이 어느 쪽에 속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실속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