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이 쓰는 주택용 저압 전기요금은 계약전력이 아니라 한 달 사용량 구간에 따라 정해지므로, 계약전력을 낮춰도 요금은 줄지 않는다. 계약전력을 낮춰 기본요금을 아낄 수 있는 쪽은 상가·사무실처럼 계약전력에 단가를 곱해 기본요금을 매기는 일반용 계약이다. 낮추기 전에는 피크 사용량을 감당할 수 있는지와 1년 유지·위약금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반 가정에서는 계약전력을 낮춰도 전기요금이 줄지 않는다. 아파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가정은 '주택용 전력(저압)'을 쓰는데, 이 요금은 계약전력이 아니라 한 달에 얼마를 썼는지, 즉 사용량 구간에 따라 정해진다.
주택용 저압은 계약전력 3kW 이하를 대상으로 하고,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모두 사용량 구간에 따라 올라가는 누진 구조다. 100kWh를 쓴 집과 400kWh를 쓴 집은 계약전력이 같아도 기본요금 자체가 다르게 붙는다. 요금을 정하는 건 계약전력이 아니라 사용량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가정에서 계약전력 숫자를 만지는 것으로 매달 요금을 줄이려는 시도는 대개 효과가 없다. 애초에 주택용은 계약전력이 3kW 안팎으로 표준화돼 있어, 낮출 여지 자체가 거의 없기도 하다.

Ksenia Chernaya
계약전력을 낮춰 실제로 기본요금을 아낄 수 있는 쪽은 따로 있다. 상가나 사무실, 음식점처럼 '일반용 전력' 계약을 쓰는 경우다. 여기서는 기본요금이 계약전력에 단가를 곱해 정해진다.
예를 들어 일반용 저압은 계약전력 1kW당 기본요금이 6,160원이다. 계약전력이 5kW면 사용량과 무관하게 매달 기본요금만 3만800원이 붙는다. 만약 실제로는 그만큼 쓰지 않는데 계약전력이 8kW로 잡혀 있었다면, 이를 5kW로 낮추는 것만으로 월 1만8000원가량의 기본요금이 빠진다. 문을 닫는 시간이 길거나 큰 설비를 뺀 매장이라면 계약전력이 과하게 잡혀 있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즉 '계약전력을 낮추면 요금이 준다'는 말은 자영업·상가 계약에서는 맞고, 일반 가정에는 맞지 않는다. 내 계약이 주택용인지 일반용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다.
일반용 계약이라 낮출 여지가 있더라도 곧바로 줄이면 손해를 볼 수 있다. 확인할 지점은 세 가지다.
첫째, 피크를 감당할 수 있는지다. 계약전력은 가장 많이 쓰는 달, 가장 많은 기기를 동시에 켜는 순간을 기준으로 잡아야 한다. 낮춘 계약전력을 순간 사용량이 넘으면 차단기가 내려가거나 초과 요금이 붙는다. 특히 계약전력 20kW 이상은 15분 단위로 초과 여부를 재고, 넘기면 부가금이 1.5~3배까지 붙을 수 있다.
둘째, 위약금이다. 기본요금을 아끼려고 봄가을에 계약전력을 낮췄다가 여름·겨울에 다시 올리면, 그동안 아낀 기본요금을 위약금 명목으로 되돌려 청구받는다. 낮춘 계약전력은 1년 이상 유지해야 위약금 대상에서 벗어나고, 1년 안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다시 낮추기도 어렵다.
셋째, 변경 방법이다. 계약전력 변경은 한국전력 고객센터(123)나 사이버지점에서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전에 최근 1년치 사용량과 계약전력을 대조해, 실제로 여유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하면, 매달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운 가정이라면 계약전력을 손대기보다 사용량 구간을 낮추는 쪽이 실질적이다. 계약전력 조정은 상가·사무실처럼 계약전력에 요금이 걸려 있는 경우에, 피크와 위약금 조건을 따진 뒤에야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