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처음으로 7억원을 넘고 전세대출 금리는 6%대로 오르면서, 85주째 상승한 매매가의 압력이 전세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전세 물건이 줄자 성북·노원 등 중하위권 전셋값이 연초 대비 12%대로 뛰었고, 전세를 버티기 어려운 세입자가 월세로 밀려나면서 수도권 월세도 오르고 있다. 세입자는 전월세 전환율과 전세가율, 지역 입주 물량을 함께 살펴 전세와 월세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볼 시점이다.
집을 사지 않아도 집값 뉴스는 세입자의 지갑으로 곧장 넘어온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9월 셋째 주까지 85주 연속 올랐는데, 이 상승은 전세로도 옮겨붙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사상 처음 7억원을 넘어섰고, 전세대출 금리는 6%대까지 올랐다.
전세는 목돈이지만 대부분 대출을 끼고 마련한다. 전셋값이 오르고 대출금리까지 뛰면, 매달 내는 이자가 곧 주거비다. 7억 전세에 6% 금리라면 보증금 일부에 붙는 이자만으로도 월 수십만 원이 빠져나간다. 소득이 그대로인 가구에는 이 차이가 그대로 생활비 압박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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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가 상승과 전세는 한 몸처럼 움직인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면 집주인은 굳이 전세를 놓기보다 직접 들어가 살거나 반전세·월세로 돌린다. 그만큼 시장에 풀리는 전세 물건이 줄고, 남은 물건에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오른다. 실제로 전세 물건 감소가 이번 상승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오름세는 강남에서 끝나지 않고 중하위권으로 번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연초 대비 7.79% 올라 지난해 같은 기간(1.66%)의 약 4.7배 속도를 냈고, 성북구는 12.84%, 노원구는 12.25%, 동대문·강북구도 10% 안팎 뛰었다. 전세를 끼고 살던 지역일수록 재계약 때 목돈을 더 얹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셋값과 이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세입자는 보증금이 낮은 월세로 옮긴다. '전세의 월세화'라 불리는 이 흐름이 빨라지면서 월세도 함께 오르고 있다. 8월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한 달 새 1.3% 올랐다.
주의할 점은 이 이동이 자발적 선택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부가 다주택자 세 부담을 높이는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뒤, 절세를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거주하려는 집주인이 늘면 임대 물량은 더 줄어든다. 늘어난 보유세가 임대료에 얹힐 가능성도 있다. 전세든 월세든 세입자에게 우호적인 국면은 아니다.
주거비를 줄이려면 막연히 '전세가 안전하다'고 여기기보다 숫자로 비교해야 한다. 전세와 월세가 함께 오르는 시기일수록 계약 조건을 조금만 유리하게 잡아도 1년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세 가지를 보자.
첫째, 전월세 전환율이다. 전세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율로, 이 값이 전세대출 금리보다 낮으면 월세 전환이, 높으면 전세 유지가 유리하다. 서울주거포털에서 지역·시기별 전환율을 확인할 수 있으니, 내가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 금리와 나란히 놓고 계산해보면 답이 나온다.
둘째, 전세가율이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로, 서울은 지난해 4월 53.5%에서 올해 4월 50.1%로 떨어졌다. 매매가가 전세보다 더 빨리 올랐다는 뜻이고, 이 비율이 낮을수록 같은 전세금으로도 매매 부담과의 격차가 크다는 신호다.
셋째, 지역 입주 물량이다. 인근에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으면 그 시기 전세 물건이 일시적으로 늘어 값이 눌리는 창이 생긴다. 재계약이나 이사를 앞뒀다면, 관심 지역의 입주 일정을 확인해 협상 여지가 큰 시점을 고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