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배송·주차를 내세운 신축 아파트가 늘고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무료 시범 단계라 관리비가 얼마나 오르는지 확정된 금액은 아직 공개돼 있지 않다. 이 서비스 비용은 결국 분양가, 월 관리비, 장기수선충당금 세 갈래로 나뉘어 돌아오므로 지금 볼 것은 얼마가 아니라 어디로 들어오는지다. 계약 전 관리규약에서 설비가 공용인지 선택형인지, 장기수선계획에 교체와 충당금이 잡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현관 앞까지 음식을 가져다주는 배송 로봇, 차를 알아서 대 주는 주차 설비. 신축 아파트의 새 간판이 됐다. 현대건설은 고양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에서, 삼성물산은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에서 로봇 배송을 선보였고, 호반건설도 로봇 기업들과 손잡았다.
입주 예정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건 "그래서 관리비가 얼마나 더 나오냐"다. 솔직한 답부터 말하면, 지금은 정해진 숫자가 없다. 대부분 무료 시범 운영 단계라 유료화나 관리비 반영이 공식화되지 않았다. 시범 설문에서 만족도는 높게 나오지만(한 단지는 입주민 95%가 만족, 유료 이용 의향 74%),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낼지는 아직 열려 있다.
그래서 봐야 할 것은 '얼마'가 아니라 비용이 '어디로' 들어오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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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스마트 설비의 비용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어 돌아온다.
첫째는 분양가다. 로봇과 관제 시스템, 충전 스테이션, 승강기 연동 설비는 건축 단계에 들어가므로 초기 분양가에 포함된다. 입주 전에 이미 한 번 낸 셈이다.
둘째는 매달 내는 관리비다. 설비를 돌리는 전기·통신료와 관제 비용이 공용관리비로 잡힐 수 있고, 서비스가 유료로 바뀌면 쓰는 만큼 내는 개별사용료가 붙는다.
셋째가 가장 놓치기 쉬운 장기수선충당금이다. 로봇과 기계식 주차는 전자·기계 부품이 많아 내구연한이 건물 골조보다 짧다. 몇 년 주기로 교체·보수가 필요하다는 뜻이고, 그 돈은 매달 적립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이나 별도 충당금에서 나간다.
같은 평형이라도 로봇 단지의 부담이 반드시 더 큰 것은 아니다. 핵심은 그 설비가 '공용'이냐 '선택'이냐다.
로봇·주차 설비가 공용시설로 등록돼 있으면, 서비스를 한 번도 쓰지 않아도 전 세대가 공용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으로 나눠 부담한다. 반대로 유료 선택 서비스라면 이용하는 세대만 사용료를 낸다. 주차도 마찬가지인데, 기계식이나 로봇 주차는 자주식보다 안전점검과 부품 교체 비용이 큰 경향이 있다.
비교할 때는 인근 비슷한 평형의 일반 단지와 ㎡당 공용관리비, 그리고 장기수선충당금 요율을 나란히 놓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특히 기계식·로봇 주차는 주차장법에 따른 정기 안전검사 대상이라 점검 비용이 고정적으로 들어간다. 자주식 주차장만 있는 단지에는 없는 지출 항목이다.
유료화 결정 구조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시범이 끝난 뒤 서비스를 유료로 돌리거나 비용을 공용관리비에 넣을지는 대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과 관리규약을 거친다. 입주 뒤 세대들의 선택에 따라 부담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분양 광고의 로봇 영상 대신, 두 문서를 확인하는 편이 지갑에 도움이 된다.
하나 더. 장기수선충당금은 원칙적으로 집 소유자가 내는 돈이다. 전세로 들어간다면 매달 낸 충당금은 이사할 때 집주인에게 돌려받을 수 있으니, 관리비 고지서에서 이 항목을 따로 챙겨 두면 된다.
결국 로봇 서비스가 편한 건 분명하다. 다만 지금의 '무료'가 입주 시점에도 무료라는 보장은 없으므로, 편의의 가격표가 어느 칸에 적히는지는 계약 전에 확인해 두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