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2026년 9월 21일 4분기(10~12월) 연료비조정단가를 +5원으로 유지해 18개 분기 연속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단가가 그대로여도 9월부터 여름철 누진 완화 구간이 좁아지고 사용량이 달라지면 같은 요금제에서도 청구액은 오를 수 있다. 고지서에서 사용량이 몇 kWh인지, 어느 누진 단계에 걸렸는지, 연료비조정요금이 +5원 그대로인지를 보면 왜 늘었는지 알 수 있다.

한국전력이 2026년 9월 21일, 10~12월에 적용할 4분기 연료비조정단가를 지금과 같은 kWh당 +5원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2022년 3분기부터 18개 분기 연속 +5원이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도 별도 인상 계획이 없어 요금제 자체는 그대로다.
한전이 계산한 실제 조정단가는 +7.3원이었다. 연료비가 그만큼 올랐다는 뜻이다. 하지만 연료비조정단가는 분기당 ±5원 범위를 넘을 수 없어 상한인 +5원만 적용됐고, 반영되지 못한 2.3원은 이번 요금에 담기지 않았다. 동결은 이 단가 항목을 두고 하는 말이다.
상한 덕분에 단가 인상은 계속 미뤄지고 있지만, 반영되지 않은 연료비와 한전의 누적 적자는 그대로 남는다. 지금의 동결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아니라는 뜻이다.

Connor Scott McManus
전기요금은 단가 하나로 정해지지 않는다. 실제 청구액은 크게 보아 단가와 사용량을 곱한 값에 누진제가 얹히는 구조다. 단가가 묶여 있어도 사용량이 움직이거나 누진 단계가 바뀌면 총액은 달라진다.
동결이라는 헤드라인만 보면 내 요금도 지난달과 같을 것이라고 넘기기 쉽다. 특히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에서는 전기요금이 한 줄로 합산돼 들어가 사용량 변화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총액이 늘면 이유를 못 찾고 동결인데 왜 올랐냐는 의문만 남는다.
특히 10월 고지서부터 눈여겨볼 변수가 있다. 여름철 누진 완화가 끝난다는 점이다.
주택용 누진제는 많이 쓸수록 높은 단가를 매긴다. 그런데 냉방 수요가 몰리는 7~8월에는 이 구간이 한시적으로 넓어졌다가, 9월 사용분부터 원래대로 좁아진다.
| 단계 | 평상시(봄·가을·겨울) | 여름(7~8월) |
|---|---|---|
| 1단계 | 200kWh 이하 | 300kWh 이하 |
| 2단계 | 201~400kWh | 301~450kWh |
| 3단계 | 400kWh 초과 | 450kWh 초과 |
차이를 예로 들면 이렇다. 한 달에 300kWh를 썼다고 하자. 여름에는 300kWh가 전부 1단계 단가로 계산됐다. 하지만 가을에는 200kWh까지만 1단계이고, 이를 넘는 100kWh는 더 비싼 2단계 단가가 붙는다. 단가표는 그대로인데 내 사용량이 걸리는 칸이 바뀌면서 요금이 오르는 것이다.
12월로 접어들어 난방기기를 돌리기 시작하면 사용량 자체가 늘어 단계가 더 올라간다. 동결이라는 말과 무관하게 총액이 뛸 수 있는 구간이다.
요금이 왜 늘었는지는 고지서 몇 줄만 보면 대개 설명된다.
이번 동결은 단가를 더 올리지 않았다는 의미이지, 내 고지서가 지난달과 같다는 뜻이 아니다. 총액이 늘었다면 원인은 대개 단가가 아니라 사용량과 누진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