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요금은 매달 고정인 기본요금과 쓴 만큼 매기는 사용요금으로 나뉘고, 사용요금은 부피가 아니라 열량(MJ)으로 부과된다. 겨울에 요금이 뛰는 건 대부분 난방으로 늘어난 사용량 때문이지 정해진 단가나 기본요금 때문이 아니다. 요금 총액보다 사용량을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고 계량기 지침을 직접 대조하면 고지서 이상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도시가스 고지서를 처음 뜯어보면 낯선 항목이 많지만, 요금의 뼈대는 단순하다. 크게 기본요금과 사용요금 두 덩어리다. 부산도시가스를 비롯한 각 도시가스사의 계산식도 결국 '사용량 관련 금액 + 기본료 + 부가세(10%)' 형태로 정리된다.
기본요금은 가스를 쓰든 안 쓰든 매달 붙는 고정 비용이다. 공급 설비를 유지하는 값이라 사용량과 관계없이 정해진 금액이 나간다. 반면 사용요금은 그달에 실제로 쓴 만큼 매겨진다. 여름에 요금이 확 줄고 겨울에 뛰는 건 바로 이 사용요금 때문이다.

Srattha Nualsate
헷갈리기 쉬운 게 사용량 단위다. 집 계량기는 부피(㎥)를 재지만, 요금은 부피가 아니라 열량(MJ, 메가줄)으로 부과된다. 몇 해 전 요금 부과 단위가 부피에서 열량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계량기가 잰 부피를 요금용 열량으로 바꾸는 과정에 두 값이 끼어든다. 하나는 온압보정계수다. 가스는 온도와 압력에 따라 부피가 달라지므로, 이를 기준 상태로 환산해 주는 상수다. 다른 하나는 평균열량으로, 그달 공급된 가스가 부피당 얼마의 열을 내는지를 나타내는 값이다.
그래서 사용요금은 대략 이렇게 계산된다. 사용량(㎥) × 온압보정계수 × 평균열량 × 단위요금. 여기에 기본요금을 더하고 부가세 10%를 붙이면 청구액이 된다. 온압보정계수와 평균열량, 단위요금은 지역과 달에 따라 정해지는 값이라 개인이 손댈 수 없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사용량뿐이다.
겨울 고지서가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난방으로 가스 사용량 자체가 크게 늘어서다. 기본요금은 계절과 상관없이 고정이므로, 요금이 몇 배로 뛰었다면 그 차이는 대부분 사용요금, 곧 늘어난 사용량에서 온다.
여기에 겹치는 변수가 하나 더 있다. 단위요금과 평균열량이 매달 조정된다는 점이다. 사용량이 같아도 단가가 오르면 요금은 올라간다. 다만 계절별 요금 급등의 주된 몫은 여전히 사용량 증가다. 겨울 요금을 줄이고 싶다면 단가를 탓하기보다 난방 습관을 손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요금이 예상보다 많이 나왔을 때 스스로 점검하는 순서는 이렇다.
첫째, 요금 총액이 아니라 사용량부터 본다. 사용량(㎥ 또는 MJ)을 전년 같은 달, 또는 전월과 비교한다. 계절 차이를 감안하되, 조건이 비슷한데 사용량이 유독 튀었다면 그때 원인을 찾는다.
둘째, 계량기를 직접 읽어 고지서와 맞춰본다. 계량기 숫자 중 검은 바탕에 흰 글씨로 된 정수 부분만 읽으면 된다. 이 값이 고지서의 당월 지침과 크게 다르면 검침 오류를 의심할 수 있다.
셋째, 사용량이 설명되지 않을 만큼 많다면 누출이나 기기 이상을 점검한다. 특히 아무도 쓰지 않는 시간에도 계량기가 돌아간다면 확인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지역 도시가스사는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고객번호만 넣으면 당월 사용량과 전월 비교를 바로 보여준다. 고지서를 받고 놀라기 전에 사용량 흐름을 미리 확인해 두면, 이른바 '가스비 폭탄'을 조금은 덜 당황스럽게 맞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