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9월 14일 배달의민족·풀무원·무신사 등 41곳을 상대로 1조원대 탈루 혐의 세무조사에 착수하며 생산 원가의 적정성을 조사 항목에 넣었다. 이는 원가 상승이라는 인상 명분 뒤에 소비자가 부담할 이유가 없는 비용이 얹혔는지를 국가가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소비자는 가격 인상 발표에서 근거의 구체성, 원료 시세 방향, 기초 품목 포함 여부, 경쟁사 동조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
국세청이 9월 14일 배달의민족·풀무원·무신사 등 41개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농축산물 유통업체 23곳, 가공식품·외식 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 16곳, 패션 플랫폼 2곳이며, 국세청이 파악한 탈루 혐의 금액은 모두 1조원대다.
눈여겨볼 대목은 국세청이 "생산 원가의 적정성"과 "정상 거래 여부"를 중점 점검하겠다고 못 박은 점이다. 원가를 부풀려 가격에 얹은 정황 자체를 조사 항목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가격이 왜 올랐는지를 국가가 직접 들여다보기 시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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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지목한 풀무원의 혐의는 구체적이다. 원재료비와 물류비 상승을 이유로 가공식품 가격을 올렸지만, 실제로는 국내외 특수관계법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까지 제품 원가에 포함시켜 소비자에게 전가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풀무원은 8월 13일 만두·냉면·핫도그 등 7개 제품군 30개 품목을 평균 6.7% 올렸다. 평양냉면(2인)은 6,980원에서 7,480원으로 7.2%, 모짜렐라 핫도그(4입)는 8,480원에서 8,980원으로 5.9% 인상됐다. 회사는 두부·나물·소재면 같은 기초 소재식품은 인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사실과 혐의를 나눠 볼 필요가 있다. 가격을 올렸다는 것과 그 인상률은 회사가 공식 발표한 사실이다. 반면 원가에 섞인 항목이 부당했는지는 아직 국세청이 판단할 조사 단계이고, 확정된 결론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공식품 값이 오른 이유가 전부 지어낸 것이라는 말은 아니다. 포장재의 원료가 되는 국제 나프타 가격은 2025년 5월 톤당 568달러에서 2026년 5월 957달러로 1년 새 68% 뛰었다.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재료 부담도 커졌다. 원가 상승은 특정 회사만의 사정이 아니라 업계 공통의 압력이었고, 비슷한 시기에 여러 식품기업이 값을 조정했다.
문제는 '원가가 올랐다'는 사실이 '이번 인상폭 전부가 원가 때문'이라는 결론을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국세청 조사가 겨눈 지점이 바로 그 틈이다. 진짜 원가 압력 뒤에, 소비자가 부담할 이유가 없는 비용이 함께 얹혔는지를 보는 것이다.
특정 기업의 인상이 정당했는지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소비자가 단정하기 어렵다. 대신 가격 인상 발표를 접했을 때 아래를 확인하면 판단에 도움이 된다.
"원가 때문"이라는 설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근거가 구체적인지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은, 국가까지 나서서 원가를 들여다보는 지금 같은 시기에 특히 쓸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