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으로 추심 연락은 채권별 7일에 7회로 제한되고, 사고·질병 등 사정이 있으면 최대 3개월간 추심 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연체 중이라도 연락 제한 요청, 추심 유예, 직접 채무조정 요청 같은 제도적 대응 수단이 마련돼 있다. 불법추심과 소멸시효 완성 채권은 신고·중단 요청으로 다투고, 생계 필수 지출을 먼저 지키며 방치만은 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생활비가 빠듯해 대출이나 카드값이 밀리면 가장 먼저 닥치는 건 추심 연락이다. 하지만 2024년 10월 17일 시행된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이 연락의 횟수와 방식에 선을 그었다.
무엇이 정당한 추심이고 무엇이 과도한 추심인지 알면, 상황에 맞게 요청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인다. 순서대로 짚어 본다.

Andrea Piacquadio
채권 하나당 추심 연락은 원칙적으로 7일에 7회를 넘길 수 없다. 전화와 문자, 방문, 이메일이 모두 포함된다. 다만 전화를 받지 않았거나 방문했는데 만나지 못한 경우, 연체금액을 안내하는 연락 등은 횟수에서 빠진다.
연락 시간대도 조정할 수 있다. 채무자는 일주일 중 최대 28시간 범위에서 특정 시간대에 연락하지 말라고 요청하거나, 전화·문자·이메일 가운데 특정 수단을 쓰지 말라고 요청할 수 있다.
재난을 당했거나 본인 또는 가족의 사고·질병, 사망, 혼인 등으로 당장 갚기 어렵다면 추심 연락을 멈춰 달라고 신청할 수 있다. 한 차례에 한해 최대 3개월까지 가능하다. 사정을 증명할 서류를 갖춰 채권 금융회사에 요청하면 된다.
일시적 유예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채무조정을 요청한다. 계좌별 원금이 3천만 원 미만인 개인금융채권은 해당 금융회사에 직접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신청하는 길도 있다. 상환 기간을 늘리거나 이자 부담을 낮추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이런 조정을 개별 협상에 기대야 했지만, 개인채무자보호법 시행으로 채무자가 금융회사에 직접 요청할 수 있는 통로가 열렸다. 갚을 의지는 있는데 지금의 조건이 감당되지 않는 경우라면 먼저 검토할 만한 선택지다. 연체가 길어져 신용에 흠집이 나기 전에 움직이는 편이 대체로 유리하다.
7일 7회를 넘는 연락, 반복적인 야간 독촉, 협박은 불법추심에 해당할 수 있다. 문자와 통화 녹음, 사진 같은 증거를 모아 금융감독원(국번 없이 1332)이나 관할 지자체·경찰에 신고할 수 있다.
오래된 빚이라면 소멸시효도 확인해야 한다. 만기가 5년 넘게 지난 채무는 소멸시효가 완성됐을 수 있고, 완성된 채권은 추심 대상이 아니다. 이때는 추심 중단을 요청한다.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시효가 지난 빚이라도 일부라도 갚거나 "갚겠다"고 말하면 시효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보아 빚이 되살아날 수 있다. 확인 전에 섣불리 응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돈이 부족할 때 지출 순서를 정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주거비와 공과금, 최소한의 식비처럼 생계를 지탱하는 지출을 먼저 확보한다. 그다음 추심 유예나 채무조정으로 상환 압박을 제도적으로 낮춘다.
가장 위험한 선택은 방치다. 연락을 피하기만 하면 채무조정 같은 제도를 쓸 기회를 놓치고, 불법추심에 노출될 여지도 커진다. 갚을 여력이 줄었을 때일수록 감추기보다 제도의 문을 두드리는 편이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