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소비자물가는 3.1% 올랐지만, 변동성 큰 품목을 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3.4%로 3년여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는 약 458개 품목 전체를 평균한 값이고 근원물가는 기조적 흐름을, 생활물가는 자주 사는 품목의 부담을 보여줘 세 지표가 각기 다른 질문에 답한다. 다음 물가 발표를 볼 때는 소비자물가 한 숫자만이 아니라 근원물가·생활물가·신선식품지수를 함께 보면 장바구니 체감과 발표치의 간극을 읽을 수 있다.

통계청 발표로 2026년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그런데 같은 달 근원물가, 그러니까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뺀 지수는 3.4% 상승했다. 2023년 5월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보통은 농산물이나 기름값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그림에 익숙하다. 8월은 반대였다. 석유류 상승세가 둔화하고 농축수산물 가격이 내리면서, 이 변동성 품목들이 오히려 전체 물가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다. 대신 서비스·통신처럼 한 번 오르면 잘 안 내리는 품목이 물가를 떠받쳤다.
정리하면 이렇다.
| 지표 | 8월 상승률 | 무엇을 보나 |
|---|---|---|
| 소비자물가 | 3.1% | 전체 평균 |
|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 3.4% | 기조적 흐름 |
| 생활물가 | 3.2% | 자주 사는 품목 |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높다는 건, 일시적 요인을 걷어낸 밑바닥 물가가 더 끈적하다는 신호에 가깝다.

İdil Ceren Çelikler
두 지표는 재는 대상이 다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가구가 사는 상품과 서비스 약 458개 품목의 가격을 지출 비중으로 가중평균한 값이다. 말 그대로 전체 평균이다.
근원물가는 여기서 가격이 크게 출렁이는 품목을 뺀 지수다.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쓰는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다. 날씨나 국제유가 같은 일시적 충격을 걷어내고 물가의 기조를 보려는 목적이다.
즉 소비자물가는 "이번 달 전체 물가가 얼마나 올랐나"에, 근원물가는 "출렁임을 빼면 물가 추세가 어디로 가나"에 답한다. 질문 자체가 다르니 두 숫자가 어긋나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발표는 3%인데 마트 영수증은 그보다 더 오른 것 같다. 이 간극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소비자물가는 458개 품목의 평균이다. 가전제품이나 통신기기처럼 자주 안 사는 품목의 가격이 내리면, 그 하락이 매일 사는 식품 상승분을 평균에서 상쇄한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건 자주 사는 쪽이다.
둘째, 사람마다 소비 바구니가 다르다. 통계의 가중치는 평균 가구 기준인데, 외식이 잦은 사람과 아이 교육비가 큰 집의 체감은 같을 수 없다. 셋째, 오른 가격은 크게 기억하고 내린 가격은 잘 기억하지 못하는 심리도 작용한다.
근원물가는 여기에 한 겹을 더한다. 장바구니에서 비중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아예 빼고 계산하니, 생활에서 느끼는 부담과는 더 멀어 보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가 발표를 볼 때 소비자물가 한 숫자만 보는 건 절반만 보는 셈이다. 함께 확인하면 좋은 지표는 이렇다.
세 지표를 나란히 놓으면, 전체 평균과 밑바닥 흐름, 그리고 내 장바구니 사이의 차이를 훨씬 또렷하게 읽을 수 있다. 8월처럼 근원물가가 소비자물가를 웃도는 달이라면, 헤드라인 숫자보다 기조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더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