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는 '횟수 × 한 번에 쓰는 돈'으로 정해져서, 횟수를 줄여도 배달비와 외식물가 상승, 모임 외식 때문에 1회 지출이 커지면 총액은 그대로다. 외식물가는 4년째 3%대로 오르고 배달 한 번에 3천~4천 원의 배달비와 최소주문금액이 붙어 남은 외식의 단가가 오히려 높아진다. 절감하려면 횟수가 아니라 1회 단가가 큰 배달과 모임 외식부터 손대는 것이 효과가 크다.

이번 달에는 외식을 덜 했는데 카드값은 지난달과 비슷하다. 흔한 경험이다. 이유는 단순한 계산에 있다. 외식비는 '외식 횟수 × 한 번에 쓰는 돈'으로 정해진다. 횟수를 줄여도 한 번에 쓰는 돈이 오르면 총액은 제자리다.
실제로 외식물가는 2022년 7.7% 상승 이후 4년 연속 3%가 넘는 상승률을 이어왔다. 같은 메뉴를 예전보다 비싼 값에 먹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지출이 새는 항목 몇 가지가 겹치면, 횟수를 줄인 효과는 쉽게 지워진다.

Yan Krukau
가장 눈에 안 띄는 항목이 배달이다. 배달 한 번에 붙는 배달비는 대체로 3,000~4,000원 수준이다. 음식값과 별개로 붙는 고정 비용이라, 배달 횟수를 조금 줄여도 남은 주문마다 그대로 따라온다.
최소주문금액도 지출을 부풀린다. 혼자 먹으려는데 최소주문 기준이 1만 원을 훌쩍 넘으면, 안 시켜도 될 메뉴를 하나 더 담게 된다. 예를 들어 1만 원짜리 한 그릇을 시키려다 최소주문을 맞추려 사이드를 더하고 배달비까지 붙이면, 실제 한 끼 부담은 1만 5천 원을 넘기기 쉽다. 결국 '한 끼'가 한 끼 이상의 지출이 되는 구조다. 배달앱이 식당에 물리는 비용도 오르는 추세여서, 그 부담은 메뉴 가격에 조금씩 얹힌다.
메뉴 자체의 값도 계속 오른다. 2026년 상반기 서울에서 삼겹살 1인분 외식비는 2만 원을 넘겼고, 냉면·칼국수·김밥 같은 서민 메뉴도 1년 전보다 3~5%씩 올랐다.
이 상승률이 핵심이다. 외식 횟수를 5% 줄여도 한 끼 단가가 4~5% 오르면, 아낀 만큼이 고스란히 상쇄된다. 체감상 '아꼈다'고 느끼지만 총액은 잘 안 줄어드는 이유다.
지출 구성에서 무게가 다른 항목이 모임과 회식이다. 빈도는 낮지만 한 번에 나가는 돈이 크다. 평일 점심을 몇 번 편의점으로 때워 아낀 금액을, 주말 모임 한 번이 통째로 지워버리는 일이 흔하다.
그래서 '얼마나 자주 먹었나'보다 '어떤 자리에서 얼마를 썼나'를 봐야 한다. 횟수는 줄었는데 남은 외식이 죄다 단가 큰 자리라면, 오히려 1회 평균 지출은 올라간다.
절감의 원리는 하나다. 횟수가 아니라 '1회 단가가 큰 항목'을 먼저 건드려야 한다. 같은 한 번을 줄여도 절감액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순위로 정리하면 이렇다.
정리하면, 외식비를 잡는 건 참는 횟수가 아니라 새는 항목을 찾는 일이다. 최근 카드 내역에서 금액이 큰 외식 서너 건을 먼저 보면, 어디서 새는지가 대개 바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