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수거검사에서 더본코리아 연돈카레가 당류 0g으로 표시했지만 실제 함량이 허용 범위를 넘겨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당류 0g은 완전한 무당이 아니라 기준 단위당 0.5g 미만을 뜻하고, 원재료 수급 상황에 따라 실제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 저당 표시 제품은 원재료명과 1회 제공량, 무가당 표기의 의미를 함께 확인하면 표시만 보고 오해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8월 25일 수거해 검사한 더본코리아 유통 '연돈카레'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포장지 뒷면 영양정보란이었다. 당류를 0g으로 적어놨는데, 정작 원재료명에는 양파와 설탕, 물엿이 들어 있었다. 검사 결과 실제 당류 측정값이 0g으로 표기할 수 있는 법적 허용 범위를 넘어섰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 제품이라 소비자 관심이 컸던 만큼 표시 위반 사실이 빠르게 확산됐다.
핵심은 '0g'이 말 그대로 당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행 표시기준에서 당류를 0g으로 적으려면 기준 단위당 당류가 0.5g 미만이어야 한다. 0.4g이든 0.1g이든 0.5g 밑이면 0g으로 표기할 수 있다. 연돈카레는 이 0.5g 미만 선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 설명도 이 지점을 건드린다. 더본코리아는 출시 당시 외부 시험기관 검사에서 당류가 0.3g으로 나와 0g 표기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는데, 이후 주재료인 양파의 수급 시기에 따라 당 함량이 달라진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같은 제품이라도 농산물 원료의 계절 편차가 표시값을 흔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양파나 과일처럼 자연 단맛을 가진 원료는 수확 시기와 품종에 따라 당도가 달라지고, 이 변동이 완제품 당류에 그대로 옮겨간다. 출시 시점의 검사값이 계속 유효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Kampus Production
가공식품 영양표시에는 실제 측정값이 표시값에서 벗어나도 되는 허용오차가 정해져 있다. 방향은 성분에 따라 다르다.
| 성분 | 허용오차 기준 |
|---|---|
| 열량·당류·나트륨·지방류 | 표시량의 120% 미만 |
| 탄수화물·단백질·식이섬유·비타민·무기질 | 표시량의 80% 이상 |
당류처럼 적을수록 좋은 성분은 실제값이 표시량의 120% 미만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류를 10g으로 적었다면 실제는 12g 밑이어야 한다. 반대로 단백질이나 식이섬유처럼 많을수록 좋은 성분은 실제값이 표시량의 80% 이상이어야 한다. 표시보다 지나치게 적으면 이 역시 위반이다. 표시값이 0g일 때는 곱할 기준이 없으니, 앞서 본 0.5g 미만이라는 절대 기준이 적용된다. 연돈카레는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사안이 곧바로 강제 회수로 이어진 건 아니다. 식약처는 업체에 위반 사실을 통보하고, 판매를 중단하거나 포장지를 다시 만들거나 정정 스티커를 붙이도록 안내했다. 표시 정정 성격의 조치인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회수 여부와 별개로, 같은 표시를 단 제품이 실제로는 당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둘 만하다.
표시 하나만 믿기 어렵다면 몇 가지를 겹쳐 보면 된다.
첫째, 원재료명을 본다. 당류 0g이나 저당을 내세운 제품인데 설탕, 물엿, 과당, 액상과당, 올리고당, 꿀 같은 당 원료가 앞쪽에 적혀 있다면 표시값과 원료가 어긋나는 신호다. 원재료는 많이 든 순서대로 적힌다.
둘째, '무가당'과 '당류 0g'을 구분한다. 무가당은 당을 따로 넣지 않았다는 뜻일 뿐, 과일이나 양파처럼 원료 자체의 천연당까지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무가당인데 단맛이 나는 제품이 있는 이유다.
셋째, 1회 제공량을 확인한다. 영양표시는 1회 제공량 기준으로 적히는데, 이 양을 작게 잡으면 당류를 0g이나 소량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총 내용량을 한 번에 먹는 제품이라면 제공량 횟수를 곱해 실제 섭취량으로 환산해 보는 편이 정확하다.
넷째, 표시가 실제와 다르다고 의심되면 식약처 식품안전나라나 관할 지자체 식품위생 부서에 정보를 확인하거나 신고할 수 있다. 이번 연돈카레도 이런 수거검사 과정을 통해 걸러졌다.
혈당이나 당 섭취를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0g이라는 숫자보다 원재료명과 제공량 설계를 함께 읽는 습관이 표시에 속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이번 연돈카레 사례는 그 숫자가 계절과 원료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점까지 함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