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올라 두 달 만에 3%대로 돌아왔고, 근원물가는 3.4%로 3년 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체 지수 하나로는 체감이 잡히지 않아 근원물가와 생활물가, 신선식품 지표를 나눠 봐야 한다. 특히 전년 대비냐 전월 대비냐에 따라 같은 품목도 정반대로 읽히므로 발표일엔 이 구분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20.05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7월 2.8%로 내려왔던 상승률이 두 달 만에 다시 3%대로 복귀한 것이다. 올해 흐름을 보면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로 올랐다가 7월에 잠깐 꺾인 뒤 다시 반등한 모양새다. 뉴스 제목은 대부분 이 숫자 하나로 끝난다.
문제는 이 3.1%가 장바구니에서 느끼는 부담과 잘 맞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체 지수는 수백 개 품목을 가중평균한 값이라, 내가 자주 사는 품목의 움직임은 다른 품목에 희석돼 사라진다. 그래서 발표일에는 헤드라인 아래를 세 갈래로 나눠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İdil Ceren Çelikler
첫 번째는 근원물가다. 가격 변동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빼고 계산한 지표로, 물가의 밑흐름을 본다. 8월 근원물가는 3.4% 올라 2023년 5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헤드라인이 오르내려도 근원물가가 높으면 물가 압력이 쉽게 안 꺼진다는 신호다.
두 번째는 생활물가와 신선식품이다. 체감에 가까운 지표들이다. 세 번째는 내 지출에서 비중이 큰 항목, 즉 식료품·외식·에너지를 따로 보는 것이다. 8월 외식은 2.7%, 외식을 뺀 서비스는 4.0% 올랐다. 같은 '먹고 쓰는 일'이라도 항목마다 상승 폭이 다르다.
| 지표 | 전년 대비 | 참고 |
|---|---|---|
| 전체 | +3.1% | 두 달 만에 3%대 |
| 근원물가 | +3.4% | 3년 3개월 만에 최고 |
| 신선식품 | -6.7% | 전월 대비 +3.0% |
표의 신선식품 줄을 보면 왜 지표를 나눠 봐야 하는지가 분명해진다. 신선식품은 1년 전보다 6.7% 낮다. 숫자만 보면 '싸졌다'가 맞다. 그런데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오히려 3.0% 올랐고, 신선채소는 전월보다 12.4% 뛰었다.
이 둘은 모순이 아니다. 전년 대비는 1년 전과 비교한 값이라 지난해 값이 유난히 높았으면 올해가 낮게 나온다. 전월 대비는 지금 당장의 흐름을 보여준다. 작년 여름 신선식품이 크게 뛰었던 탓에 올해가 낮게 찍혔을 뿐, 최근 흐름은 오르는 중인 것이다. 마트에서 채소값이 올랐다고 느끼는데 통계는 하락으로 나온다면, 십중팔구 전년 대비 숫자를 보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면 확인 순서는 이렇게 잡는 게 실용적이다. 먼저 헤드라인(전년 대비)으로 큰 방향을 잡고, 근원물가로 일시적 요인을 걷어낸 추세를 확인한 뒤, 마지막으로 내 지출이 큰 항목의 전월 대비를 본다.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헤드라인이 특정 품목 하나에 크게 휘둘릴 수 있다는 것이다. 8월에는 통신 물가가 1년 전보다 16.6% 올라 1985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는데, 이 한 항목이 전체 상승률을 0.63%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지난해 통신비가 유난히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다. 헤드라인이 튀었다면 어떤 품목이 밀어 올렸는지, 그게 일시적 요인인지부터 확인하면 숫자에 덜 놀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