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차질과 낮은 저장률로 유럽·아시아 가스값이 오르며 이번 겨울 가격 상승 압박이 커졌다. 다만 국내 도시가스 요금은 유가 연동분의 3~5개월 시차와 2개월 주기 원료비 연동제, 정부의 동결·미수금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해외 급등이 곧장 반영되지는 않는다. 요금이 오르기 전까지는 정부의 요금 조정 발표와 미수금을 확인하고, 설정온도와 전년 대비 사용량부터 점검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올가을 유럽 가스 시장이 불안하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차질이 생겨 8월 중순 이후 이 길로 들어오는 LNG선이 끊겼고, 겨울을 앞둔 유럽의 저장률도 낮다. 골드만삭스는 북서 유럽 저장률이 겨울 전 74%에 그쳐 2013년 이후 가장 낮을 것으로 봤다.
그렇다고 유럽 가격이 곧장 한국 요금을 정하는 것은 아니다. 국내 도시가스는 유럽 TTF보다 아시아 현물 가격과 장기계약 도입가에 더 좌우된다. 다만 유럽이 가스를 빨아들이면 전 세계 LNG 수급이 빡빡해지고, 그 여파로 아시아 가격도 밀려 올라간다. 실제로 아시아 지표인 JKM은 9월 초 MMBtu당 약 25.9달러까지 올라 2022년 말 이후 최고 수준을 찍었다. 유럽발 급등은 이렇게 아시아를 거쳐 간접적으로 국내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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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시차다. 국내 도시가스 요금의 원료비는 국제유가에 연동되는데, 유가 움직임이 LNG 도입가격에 반영되기까지 보통 3~5개월이 걸린다. 지금의 상승분이 수입 단가에 잡히는 데만 이만큼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요금 조정 자체도 2개월 주기로 돌아간다. 원료비 연동제는 2개월마다 변동률을 산정해 조정 요인이 기준을 넘으면 요금에 반영하는 구조다. 결국 해외에서 값이 뛰어도 소매 고지서에 나타나기까지는 여러 달이 걸린다. 지금 오른 가격은 이번 겨울 초가 아니라 그 뒤 어느 시점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연동제가 늘 자동으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정부가 물가를 이유로 요금을 묶으면, 회수하지 못한 원가 차액은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으로 쌓인다. 이 미수금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나중에 정산 단가를 통해 요금으로 되돌아온다.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은 한때 13조 원을 넘었고 부채 비율도 600%를 웃돌 만큼 쌓여 있다.
그래서 겨울 요금을 가늠하려면 세 가지를 보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가스공사의 분기 요금 조정 발표, 미수금의 증감, 그리고 국제유가와 환율의 방향이다. 다만 올해 들어 증권가는 하반기 LNG 급등으로 미수금이 다시 늘 수 있다고 보면서도, 실제 요금을 올릴지는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인상 시점과 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해외 가격은 시차를 두고 오기 때문에, 요금 뉴스에 바로 반응하기보다 사용량을 미리 손보는 쪽이 체감 부담을 더 확실히 줄인다. 겨울이 오기 전 집에서 점검할 것들은 이렇다.
요금은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지만 사용량은 조절할 수 있다. 해외 가격이 몇 달 뒤 고지서에 닿기 전에, 집 안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부터 손보는 것이 겨울을 가장 덜 춥게 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