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지면·멀티팩·컵라면은 개수와 중량이 제각각이라 가격표만으로는 비교가 어렵고, 가격을 전체 중량으로 나눈 100g당 단가(단위가격)로 환산해야 진짜 싼 상품이 드러난다. 대형마트와 큰 온라인몰은 100g당 단가를 함께 표시하도록 돼 있지만, 묶음·대용량이 낱개보다 비싸거나 표시 오류가 있는 경우도 있어 그 자리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공정위가 라면값 담합 의혹을 조사 중인 지금, 소비 속도에 맞춰 포장과 구매처를 고르는 습관이 장바구니 부담을 줄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0월 28일 농심·삼양식품·팔도·오뚜기 등 라면 4사에 조사관을 보내 가격 담합 의혹을 들여다봤다. 업체끼리 가격 인상 시기와 폭을 미리 맞췄는지가 쟁점이다. 아직 위법이 확인된 단계는 아니다. 공정위는 2012년에도 비슷한 이유로 1354억원대 과징금을 매겼지만 소송에서 져 2016년 스스로 처분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사이 소비자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형태와 포장에 휘둘리지 말고 같은 잣대로 값을 비교하는 것. 그 잣대가 100g당 단가다.

乾 黄
라면은 봉지면, 멀티팩, 컵라면이 섞여 있어 가격표만 봐서는 뭐가 싼지 가늠이 안 된다. 묶음 개수도, 한 개 중량도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신라면 한 봉이 120g이라는 식으로 제품마다 무게가 다르다.
그래서 필요한 게 단위가격이다. 계산은 간단하다. 가격을 전체 중량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하면 100g당 값이 나온다. 아래는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다.
| 형태 | 가격 | 중량 | 100g당 |
|---|---|---|---|
| 봉지 멀티팩 5개 | 3,300원 | 600g | 550원 |
| 낱개 봉지 | 750원 | 120g | 625원 |
| 컵라면 | 1,100원 | 110g | 1,000원 |
이렇게 환산하면 순서가 분명해진다. 멀티팩이 가장 싸고, 컵라면은 거의 두 배다. 다행히 매번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는 없다.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는 가격표에 100g당 단가를 작은 글씨로 함께 적도록 돼 있고, 라면도 그 대상 품목에 들어간다. 온라인에서도 쿠팡이나 네이버 같은 큰 쇼핑몰은 단위가격을 함께 보여준다. 가격표의 큰 숫자 말고 그 옆 작은 숫자를 보는 습관이 핵심이다.
'1+1', '묶음 특가', '대용량'이라는 말은 싸다는 신호처럼 보이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실제로 단위가격 표시를 점검한 조사에서 적지 않은 상품의 표기에 오류가 발견된 적도 있다. 낱개로 사는 편이 묶음보다 100g당 더 쌀 때도 있다는 뜻이다.
컵라면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같은 브랜드라도 컵 형태는 용기값과 간편함이 얹혀 100g당 단가가 봉지면보다 눈에 띄게 높다. 끼니를 간편하게 때우는 값이라고 보면 된다. 또 대용량 박스가 멀티팩보다 g당 비싼 경우도 있으니, 용량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집지 말고 그 자리에서 100g당 값을 비교해야 한다.
할인 행사를 만났을 때도 방법은 같다. 할인가를 100g당으로 환산해 평소 사던 단가와 견주면 된다. 환산값이 평소보다 낮을 때만 진짜 할인이다.
마지막은 소비량이다. 단가가 싸도 다 먹기 전에 맛이 가면 의미가 없다.
정리하면 구매처나 포장은 가격표의 큰 글씨가 아니라 100g당 단가와 우리 집 소비 속도, 두 가지로 정하면 된다. 라면값이 오르내리는 국면일수록 이 습관 하나가 장바구니에서 체감되는 차이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