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요금제나 알뜰폰으로 갈아타기 전에 먼저 볼 것은 새 요금제가 아니라 내 데이터·통화 사용량과 지금 해지하면 나올 위약금이다.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은 24개월 약정 기준 계약 12개월 무렵에 가장 커지고, 가족·인터넷 결합할인을 깨는 손해가 요금 절약분을 넘어설 수 있다. 절약으로 아낄 누적 금액과 위약금·결합 손실을 견줘 갈아탈 타이밍을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신비를 줄이겠다고 곧장 저렴한 요금제를 검색하면 순서가 틀리기 쉽다. 먼저 확인할 것은 내가 실제로 데이터와 통화를 얼마나 쓰는지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설정의 데이터 사용량 통계를 보거나, 통신사 앱에서 최근 3개월 평균 사용량을 조회하면 된다. 집과 회사에서 와이파이를 주로 쓴다면 셀룰러 데이터 소비가 생각보다 적어, 무제한이나 대용량 요금제가 필요 없을 수 있다.
이 숫자를 모른 채 요금제를 고르면 두 방향으로 손해다. 너무 큰 요금제를 유지하며 매달 더 내거나, 반대로 너무 작은 요금제로 옮겼다가 데이터 초과 요금을 문다. 최근 몇 달 평균이 요금제 선택의 기준선이다.

Andrey Matveev
사용량을 확인했다면 다음은 위약금이다. 여기서 핵심은 선택약정 할인반환금이다.
선택약정은 25% 요금 할인을 받는 대신 약정을 거는 제도인데, 기간이 남은 상태에서 알뜰폰 등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그동안 받은 할인의 일부를 토해내야 한다. 이 반환금은 시간에 따라 일정하지 않다.
24개월 약정을 기준으로 보면, 6개월 이내에 해지하면 받은 할인액을 100% 반납한다. 이후로는 잔여 기간에 따라 계산되는데, 반환금이 가장 커지는 시점은 계약 후 12개월 무렵이다. 예컨대 10만 원대 요금제라면 이 시점 반환금이 최대 20만 원 안팎까지 올라갔다가 이후 점차 줄어든다. 하필 약정 중반에 갈아타면 위약금이 절정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잔여 약정과 위약금 액수를 먼저 조회해야 한다. 114나 통신사 앱, 고객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위약금과, 요금제를 바꿔 매달 아낄 금액을 몇 달간 누적한 값을 견줘 보면 지금 갈아탈지 조금 기다릴지가 나온다. 참고로 애초에 약정을 걸 때 2년보다 1년으로 잡으면 이런 위약금 부담이 작다.
위약금보다 더 놓치기 쉬운 게 결합할인이다. 인터넷·IPTV를 휴대폰과 묶었거나 가족이 같은 통신사로 묶여 있으면, 한 명이 빠지는 순간 남은 가족의 할인까지 흔들릴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가족 결합으로 받는 할인이 선택약정 25%보다 클 수도 있다. 그렇다면 혼자 알뜰폰으로 옮겨 얻는 절약이, 가족 전체가 잃는 결합 할인보다 작아 오히려 손해가 된다. 결합을 깰 때 붙는 반환금까지 생각하면 계산이 더 복잡해진다.
여기에 알뜰폰 자체가 결합을 지원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모든 알뜰폰이 인터넷·IPTV 결합을 받아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결합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옮기려는 요금제가 그 조건을 맞출 수 있는지 미리 물어봐야 한다.
숨은 조건이 하나 더 있다. 저렴하게 보이는 프로모션 요금은 대개 6~8개월 뒤 정상 요금으로 돌아간다. 가입 화면의 금액이 아니라 환원 후 실제 요금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한다. 데이터 무제한이라도 일정량을 넘기면 속도가 제한(QoS)되는 조건이 붙기도 한다.
정리하면, 요금제를 바꾸기 전 다음 순서로 짚으면 손해 볼 확률이 크게 준다.
이 과정을 건너뛰고 요금제만 갈아타면, 매달 아낀 돈을 위약금과 결합 손실로 다시 게워내는 일이 생긴다. 반대로 순서대로 셈해 보면, 지금 바꿔도 이득인지 아니면 약정이 끝나는 시점을 기다리는 게 나은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