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매판매액지수가 전월보다 1.8% 줄어 두 달 연속 감소했고, 생산·투자까지 함께 꺾이는 트리플 감소가 나타났다. 소매판매액지수는 가격과 판매량이 섞인 '판매 금액' 지표라 감소가 곧 물가 하락을 뜻하지는 않으며, 이번 감소는 상당 부분 개별소비세 기저효과 같은 일시적 요인에서 비롯됐다. 내 지출에서 덜 산 항목과 값이 올라 어쩔 수 없이 낸 항목을 구분하고, 물가 흐름은 소비자물가지수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국가데이터처가 9월 30일 내놓은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생산·소비·투자가 나란히 줄었다. 세 지표가 함께 뒷걸음친 트리플 감소는 5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이 가운데 장바구니와 가장 가까운 지표가 소매판매다. 8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8% 줄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7월 2.6% 감소에 이은 흐름이다. 생산에서는 자동차가 24.8% 급감해 6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는 9.5% 줄었다. 정부는 완성차 업체의 여름휴가가 8월 초에 몰린 점 등을 들어 일시적 요인으로 보고 9월 반등을 예상했다.

乾 黄
수치를 해석하려면 이 지표가 무엇을 세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소매판매액지수는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주유소, 자동차 대리점 같은 소매 사업체에서 실제로 거래된 월간 판매 '금액'을 2020년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것이다.
핵심은 이 지표가 '금액' 기준이라는 점이다. 판매액에는 가격과 판매량이 함께 들어 있다. 값이 내려도 판매액은 줄고, 사람들이 덜 사도 판매액은 준다. 그래서 소매판매가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물가가 내렸는지, 소비 심리가 식었는지, 아니면 지난달에 많이 산 반동인지 곧바로 알 수 없다.
이번 감소를 뜯어보면 품목마다 방향이 다르다.
| 품목군 | 8월 증감 | 예시 |
|---|---|---|
| 내구재 | -4.5% | 승용차 |
| 준내구재 | +0.4% | 의복 |
| 비내구재 | -1.6% | 음식료품 |
감소를 이끈 건 승용차 같은 내구재다. 여기에는 6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를 앞두고 미리 산 수요가 빠진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한 달 사이 소비가 구조적으로 얼어붙었다기보다, 앞서 당겨 쓴 소비가 되돌아온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비내구재인 음식료품이 줄어든 대목은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다. 먹거리는 값이 올라도 크게 줄이기 어려운 항목이다. 그런 품목의 판매액이 감소했다면, 값이 내려서라기보다 가격 부담에 소비량을 조인 결과일 수 있다. 즉 소매판매 감소가 곧 '물가가 내린다'는 신호는 아니다. 물가 흐름 자체는 소비자물가지수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소비 위축이 길어지면 유통·제조업체가 쌓인 재고를 털기 위해 할인과 프로모션을 늘리는 경로는 있다. 다만 그 효과는 의류나 가전, 자동차처럼 미룰 수 있는 품목에서 먼저 나타나고, 매일 사야 하는 필수재의 가격은 잘 움직이지 않는다.
전체 통계가 내 형편과 같은 방향이라는 보장은 없다. 뉴스의 감소율을 그대로 체감으로 옮기기 전에 다음을 점검해 보면 도움이 된다.
소매판매 통계는 나라 전체의 소비 온도를 재는 도구이지, 내 지갑의 온도계가 아니다. 감소라는 한 단어에 휩쓸리기보다, 내가 무엇을 덜 샀고 무엇에 더 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 생활비를 읽는 더 확실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