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대한제분·CJ제일제당 등 제분 6개사의 사료 원료(밀가루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해 제재 심의에 들어갔으며, 2017년부터 8년여간 관련 매출이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밀 부산물은 배합사료 원료의 일부일 뿐이어서 담합이 사료값과 축산물 가격을 밀어 올렸을 가능성은 있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직 공정위 최종 결정이 나오지 않은 사안인 만큼, 달걀·돼지고기·닭고기 가격은 축산유통정보 같은 공식 통계로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삼양사, 사조동아원, 사조대림, 한탑 등 제분업체 6곳의 사료 원료 가격 담합 혐의에 대한 제재 심의에 들어갔다. 이들이 2017년 4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8년 6개월 동안 밀가루 부산물의 판매가격을 매월 맞춰 온 혐의다. 공정위가 산정한 관련 매출액은 약 1조4000억원에 이른다.
주의할 점은 이것이 아직 '혐의' 단계라는 것이다. 조사를 맡은 심사관이 시정명령과 과징금, 고발 의견을 낸 심사보고서를 제출했을 뿐, 위법 여부와 과징금 규모는 앞으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해진다. 업체들은 8주 안에 반박 의견을 낼 수 있다.

MART PRODUCTION
담합 품목은 소맥피와 등외분이다. 밀을 빻아 밀가루를 만들고 남는 껍질과 저급 가루가 소맥피(밀기울)와 등외분인데, 이 부산물이 소·돼지·닭에게 먹이는 배합사료의 원료로 들어간다. 사람이 먹는 밀가루의 '뒷면'인 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6개사가 국내 소맥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한다. 시장을 사실상 좌우하는 소수가 가격을 맞췄다는 것이 혐의의 핵심이다.
공정위 조사 담당자도 밀 부산물이 사료 원료인 만큼 사료값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고, 소비자 육류 가격에도 '일부'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라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합사료는 옥수수와 대두박 등 여러 원료를 섞어 만들고, 소맥피와 등외분은 그중 일부일 뿐이다. 사료비가 돼지와 닭 사육에서 생산비의 가장 큰 항목인 것은 맞지만, 그 안에서 밀 부산물이 차지하는 몫은 제한적이다. 게다가 사료값과 축산물값은 국제 곡물가, 환율,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질병, 수급 상황에 더 크게 흔들린다.
실제로 담합 혐의 기간의 끝자락인 2025년 생산비는 대체로 떨어지거나 안정됐다.
| 축종 | 2025년 생산비 | 전년 대비 |
|---|---|---|
| 비육돈(100kg) | 35만9000원 | -1.9% |
| 육계(1kg) | 1413원 | -3.5% |
| 계란(특란 10개) | 1293원 | +0.6% |
배합사료 단가 하락이 생산비를 끌어내린 것이다. 담합이 가격을 밀어 올리는 압력으로 작용했을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달걀·고기값의 큰 흐름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담합 혐의가 소비자가격을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결국 실제 가격 추이로 따져야 한다. 체감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 참고할 공식 창구가 있다.
정리하면, 이번 사건은 제재가 확정된 결과가 아니라 이제 막 심의가 시작된 혐의다. 뉴스 제목의 '1조4000억'은 과징금이 아니라 관련 매출액이라는 점, 그리고 밀 부산물 담합과 내 식탁 물가 사이에는 여러 단계가 끼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격은 공식 통계로 차분히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