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곡물 수출항 타격으로 국제 밀 선물 가격이 부셸당 7.06달러까지 뛰며 연초 대비 39% 넘게 올랐다. 다만 국내 밀가루와 라면 가격은 제분업계 재고와 장기 계약 때문에 국제가격을 4~7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해, 지금 장바구니에서 바로 체감되지는 않는다. 지금 확인할 것은 이 급등이 이어지는지, 환율과 정부 지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다.

국제 밀 가격이 다시 뛰고 있다. 시카고 밀 선물은 지난달 22일 부셸당 7.06달러까지 올라 2023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39.25% 오른 값이다.
방아쇠는 전쟁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유조선과 화물선을 드론으로 공격하자, 러시아는 케르치 해협을 닫고 노보로시스크·타만항 등 주요 곡물 수출 터미널에서 트럭을 통한 곡물 반입을 막았다. 그 결과 러시아의 지난달 밀 수출량은 1년 전보다 30% 줄어든 150만t 규모로 예상된다.
여기에 다른 악재도 겹쳤다. 미국의 겨울 밀 생산량은 195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유럽과 영국의 곡물 생산도 약 900만t 줄었다. 전쟁만이 아니라 작황 부진과 폭염이 함께 값을 밀어 올리는 국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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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가격이 올랐다고 라면값이 이번 주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두 겹의 완충 장치가 있다.
먼저 재고다. 국내 제분업계는 보통 3~4개월치 이상의 원맥 재고를 갖고 있고, 미리 맺어 둔 계약 물량까지 더하면 약 6개월치를 확보하고 있다. 이미 싼값에 들여온 밀이 창고에 있는 동안에는, 국제 시세가 올라도 당장 원가에 반영할 이유가 크지 않다.
두 번째는 반영 시차다. 국제 곡물 가격 변동이 국내 수입 가격을 거쳐 실제 소매 상품에 나타나기까지는 대체로 4~7개월이 걸린다. 지금의 8월 급등이 소비자 가격에 닿는다면, 이르게 잡아도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가 된다.
이 패턴은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밀값이 폭등했을 때도, 국내 제분업계는 "소맥을 미국과 호주에서 들여오는 만큼 단기 인상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다 원가 상승이 몇 달간 이어지자 흐름이 바뀌었다. 1차로 제분업계가 밀가루 출고가를 올리고, 2차로 라면·빵 같은 가공식품 업체가 뒤따르는 도미노가 나타났다. 당시 정부가 밀가루 가격 상승분의 일부를 지원하며 속도를 늦추기도 했다. 즉 국제가격 급등이 곧바로가 아니라, 몇 달을 두고 단계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됐다.
당장 가격이 오를 조짐을 찾기보다, 이 급등이 '얼마나 오래가느냐'를 보는 편이 실질적이다. 단기 스파이크로 끝나면 재고 완충 안에서 소화돼 소매가는 움직이지 않을 수 있고, 급등이 몇 달 지속되면 그때 반영이 시작된다.
지금 체크해 둘 만한 세 가지는 이렇다.
정리하면 이번 타격은 국제 밀값을 확실히 밀어 올렸지만, 국내 밀가루·라면값은 아직 이전 재고로 버티는 구간이다. 이 급등이 가을까지 이어지는지가, 올겨울 장바구니를 가르는 갈림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