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세제개편안에 담겼던 ISA 만기 5년 제한과 납입한도 이월 폐지 방안이 투자자 반발로 발표 열흘 만에 사실상 백지화됐다. 현행 만기 무제한과 비과세 혜택은 일단 유지되지만, 정부가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국회 세법 논의가 남아 최종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금 가입·만기를 정할 땐 확정된 현행 제도를 기준으로 삼되 연말 세법 처리 결과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손질 계획이 발표 열흘 만에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정부는 8월 3일 2026년 세제개편안에서 ISA 혜택을 줄이는 내용을 내놨지만, 투자자 반발이 거세지자 이재명 대통령이 8월 7일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12일까지 정부가 낸 해명자료만 29건에 달했고 원안은 철회 수순을 밟았다.
가장 크게 반발한 쪽은 ISA로 해외 ETF에 장기 투자해 온 개인들이었다. "미국 ETF 절세는 막고 국내 증시 혜택만 몰아줬다"는 불만이 확산됐다.
Photo by Jakub Żerdzicki on Unsplash
무엇이 문제였는지 알아야 재검토 결과도 읽을 수 있다. 원안의 핵심은 세 가지였다.
첫째, 계약 기간을 현행 무제한에서 최장 5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5년마다 계좌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정산해야 해 장기 복리 투자의 연속성이 끊긴다. 둘째, 연 2천만원 납입 한도의 이월을 없애는 방안이다. 그해 못 채운 한도를 다음 해로 넘길 수 없게 된다. 셋째, 새로 만드는 '생산적금융 ISA'는 세제 혜택이 크지만 해외 지수형 ETF는 담을 수 없도록 설계됐다.
세 가지 모두 해외 장기 투자자에게 불리했다. 반발이 특정 계층에 몰린 이유다.
여기서 구분이 필요하다. 지금 유지되는 것은 현행 제도다. 만기는 여전히 무제한이고, 투자 수익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로 분리과세하는 혜택도 그대로다.
개편안 발표 직후에는 '올해가 ISA 막차'라는 조언이 돌며 서둘러 계좌를 트는 움직임이 있었다. 원안이 철회되면서 이런 급한 가입 압박은 일단 사라졌다. 무제한 만기가 유지되는 만큼, 연내 가입을 서두를 이유가 전보다 줄어든 셈이다.
다만 '백지화'가 '확정'은 아니다. 대통령이 지시한 것은 폐기가 아니라 전면 재검토였고, 민주당도 8월 13일 의원총회에서 세제개편안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세법은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되므로, 연말 정기국회에서 수정된 안이 다시 등장할 여지가 남아 있다. 생산적금융 ISA의 혜택을 손보는 방안도 거론된다.
당장 결정해야 하는 가입자라면 다음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낫다.
정책이 며칠 새 뒤집힌 만큼, 지금 확정된 규정과 아직 논의 중인 안을 섞어 판단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움직일 근거는 현행 제도이고, 최종 확인 시점은 국회 통과 이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