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상용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431만8000원으로 3.1% 올랐지만, 인상분의 32.4%는 반도체가 속한 전자·통신업의 성과급에서 나왔다. 이 업종을 빼면 인상률은 2.2%로 떨어지고 300인 미만 사업체는 2.1%에 그쳐,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임금이 사실상 제자리이거나 뒷걸음쳤다. 내 회사 규모와 급여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3.1%가 내 이야기인지 가늠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상반기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431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올랐다. 숫자만 보면 물가 상승분은 따라잡은 셈이다.
그런데 월급명세서가 그대로인 이유가 있다. 이 3.1%는 특정 업종에 쏠린 성과급이 끌어올린 평균이기 때문이다. 인상률 자체도 지난해 상반기 3.5%보다 오히려 둔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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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임금 인상액은 13만1000원이다. 이 가운데 4만2000원, 즉 32.4%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속한 전자·통신업의 특별급여 증가에서 나왔다. 이 업종의 특별급여는 1년 새 66.0% 급증했고, 월평균 임금총액은 943만4000원으로 23.1% 뛰었다.
전자·통신업을 빼고 계산하면 전체 임금 인상률은 3.1%가 아니라 2.2%로 내려앉는다. 게다가 이 업종 종사자는 전체 취업자의 2.5%, 약 37만7000명에 불과하다. 소수 대기업의 성과급이 전체 평균을 밀어올린 구조라,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3.1%는 남의 명세서 이야기에 가깝다.
규모별 격차는 뚜렷하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월평균 649만7000원으로 4.8% 올랐고, 이 중 특별급여만 182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반면 300인 미만은 381만8000원으로 2.1% 오르는 데 그쳤다.
여기에 물가를 얹으면 그림이 더 분명해진다. 별도 분석에서는 30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물가를 반영하면 오히려 약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 임금은 올랐는데 장바구니 앞에서 체감이 안 되는 이유다.
급여를 뜯어보면 성격이 다르다. 매달 고정으로 받는 정액급여는 371만7000원으로 2.2%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성과급·상여 같은 특별급여는 60만1000원으로 9.3% 뛰어, 2011년 이후 상반기 기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평균을 끌어올린 건 매달 들어오는 월급이 아니라, 일부 기업이 몰아준 성과급이라는 뜻이다. 성과급은 실적에 따라 규모와 지급 시기가 매년 달라지는 돈이라, 올해 평균을 밀어올렸다고 해서 내년에도 같은 폭으로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성과급이 없거나 적은 직장이라면 통계와 체감의 간극은 더 벌어진다.
내 처지가 이 통계의 어디쯤인지 가늠하려면 세 가지를 보면 된다.
먼저 회사 규모다. 300인 이상이면 평균 인상률(4.8%)에 가깝고, 300인 미만이면 2.1% 쪽이라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다음은 급여 구성이다. 성과급 비중이 큰 회사라면 3.1%의 수혜를 받았을 수 있지만, 정액급여 위주라면 실제 인상 폭은 2%대로 봐야 한다. 마지막은 업종이다. 반도체가 속한 전자·통신업이 아니라면, 평균을 끌어올린 성과급과는 거리가 있다.
세 가지가 모두 작은 회사, 기본급 위주, 비반도체에 해당한다면 물가를 감안한 실질 월급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을 가능성이 크다. 통계상의 3.1%와 내 체감이 다른 건 착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