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 전기요금은 사용량에 비례하지 않고 200·400kWh 같은 구간을 넘는 순간 단가와 기본요금이 함께 뛴다. 특히 3단계에 들어가면 기본요금이 1,600원에서 7,300원으로 오르고 단가도 307.3원까지 붙어 체감 인상폭이 크다. 한전ON 계산기로 이달 사용량과 다음 구간 경계까지의 여유를 먼저 확인하고, 냉난방처럼 변동이 큰 항목부터 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전기요금이 갑자기 오르는 이유는 단순히 많이 써서가 아니다. 주택용 전기는 3단계 누진제라, 사용량이 특정 경계를 넘는 순간 단가가 계단처럼 올라간다. 평상시(9월~6월) 기준으로 200kWh까지는 kWh당 120원이지만, 201~400kWh 구간은 214.6원, 400kWh를 넘으면 307.3원이 매겨진다.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400kWh를 넘겼다고 전체 사용량에 307.3원이 적용되는 건 아니다. 각 구간의 사용량에는 그 구간 단가만 붙는다. 문제는 기본요금이다. 기본요금은 최종 도달한 단계 금액이 통째로 적용된다.
| 구간 | 사용량(평상시) | 기본요금 | 단가 |
|---|---|---|---|
| 1단계 | 200kWh 이하 | 910원 | 120.0원 |
| 2단계 | 201~400kWh | 1,600원 | 214.6원 |
| 3단계 | 400kWh 초과 | 7,300원 | 307.3원 |
여기에 기후환경요금(약 9원/kWh)과 연료비조정요금이 더해지고, 마지막에 부가가치세와 전력산업기반기금이 붙는다.

Jakub Zerdzicki
3단계 진입이 특히 부담이 큰 이유는 단가와 기본요금이 동시에 뛰기 때문이다. 평상시 기준으로 사용량이 400kWh에서 450kWh로 넘어간다고 해보자. 늘어난 50kWh에는 307.3원짜리 3단계 단가가 붙는다. 동시에 기본요금이 1,600원에서 7,300원으로 5,700원 뛴다. 겨우 50kWh 차이인데 청구서에서 체감되는 인상폭이 큰 이유가 여기 있다.
200kWh 경계도 마찬가지다. 이 선을 넘기면 추가분 단가가 120원에서 214.6원으로 약 1.8배가 된다. 다시 말해, 경계 바로 앞에서 조금 줄이는 것이 경계를 넘긴 뒤 많이 줄이는 것보다 효율이 좋다.
한 가지 계절 변수가 있다. 7~8월에는 구간이 넓어진다. 1단계가 300kWh 이하, 2단계가 301~450kWh로 확대돼 에어컨 사용이 몰리는 여름 부담을 덜어준다. 대신 9월부터는 다시 200/400kWh 기준으로 돌아온다. 여름에 여유가 있었다고 9월에도 같은 습관을 유지하면 구간을 넘기기 쉽다.
절약의 출발점은 내가 지금 어느 구간에 있고 다음 경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아는 것이다. 한전ON에서 제공하는 요금 계산기에 월 사용량(kWh)을 넣으면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부가세까지 항목별로 예상 금액이 나온다.
고지서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계량기 숫자나 한전ON 앱의 당월 사용량을 확인하면, 이달 말까지 이 속도로 쓰면 어느 구간에 도달할지 미리 가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중반에 이미 150kWh를 썼다면 평상시 기준 200kWh 경계가 눈앞이므로, 남은 기간 사용을 조절할지 판단할 근거가 생긴다.
구간을 넘기지 않으려면 사용량 변동이 큰 항목부터 손대는 게 순서다.
핵심은 "많이 쓰는 기기"가 아니라 "달마다 사용량을 크게 바꾸는 기기"를 우선 관리하는 것이다. 경계선 근처라면 이 조정만으로도 한 구간을 넘기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이미 사용량이 3단계 한복판이라면, 며칠 아끼는 것보다 냉난방 자체의 사용 방식을 바꾸는 편이 실제 요금에 반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