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사와 렌탈사가 월 4만~5만원대 로봇청소기 구독을 잇따라 내놨지만, 5~6년 약정을 채우면 누적 납부액이 일시불 구매가를 100만원 넘게 웃돈다. 같은 월 납부라도 소모품·수리·배터리 교체가 포함된 구독과 아무것도 없는 저가 렌탈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순수 금액 기준 손익분기는 3년 3개월~3년 6개월이므로, 몇 년 쓸지와 포함 서비스·해지 위약금을 함께 따져 결정해야 한다.

2025년 들어 LG전자·삼성전자 같은 제조사와 렌탈 전문사가 로봇청소기를 월 단위로 빌려 쓰는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 2026년 11월 기준으로 조회하면 LG 코드제로 로보킹 올인원 구독이 월 50,900원부터,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 렌탈이 월 44,000원부터, 로보락 S10 MaxV Ultra가 월 46,900~49,900원부터로 표시된다. 모두 '부터' 가격이라 카드 할인과 약정 기간에 따라 실제 금액은 달라진다.
문제는 같은 월 납부라도 보장 범위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LG 구독에는 연 1회 방문 케어, 소모품 교체, 무상 수리, 36개월 차 배터리 교체가 포함된다고 안내된다. 반면 한 렌탈 플랫폼에 월 16,300원부터로 올라온 저가 모델은 기본 A/S도 정기 관리도 없다고 명시돼 있다. 월 요금만 비교하면 후자가 싸 보이지만, 고장과 소모품을 본인이 전부 떠안는 구조다. 광고의 '월 OO원'이 어떤 서비스를 끼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Photo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
LG 로보킹 올인원은 일시불 구매가가 199만 원으로 안내된다. 월 50,900원으로 나누면 약 39개월, 즉 3년 3개월이 지나면 누적 구독료가 일시불 가격을 넘어선다. 삼성 사례도 비슷하다. 한 비교 자료는 월 44,000원을 60개월 내면 264만 원으로, 출고가 186만 원짜리를 사는 것보다 약 78만 원을 더 낸다고 계산했다.
| 사용 기간 | 구독 누적(월 5.09만원) | 일시불 구매(199만원) |
|---|---|---|
| 2년 | 122만원 | 199만원 |
| 3년 3개월 | 199만원 | 199만원 |
| 5년 | 305만원 | 199만원+소모품 |
| 6년 | 366만원 | 199만원+소모품·배터리 |
표에서 보듯 2년만 쓰면 구독이 훨씬 싸지만, 약정 5~6년을 채우면 100만 원 넘게 더 낸다. 구독에는 소모품과 수리가 포함되므로 그 가치를 구매 쪽 비용에 더해 비교하는 게 공정하다. 다만 뒤에서 보듯 그 금액이 격차를 메울 만큼 크지는 않다.
구매를 택하면 소모품을 직접 산다. 걸레·필터·먼지봉투는 호환품 기준 개당 2,000~3,000원대, 정품 종합 세트는 1만8,000~2만3,000원 선이다. 필터는 2~3개월마다 갈라는 권장이 많아 연간 유지비는 대략 3만~6만 원 안팎으로 잡힌다. 5년이면 15만~30만 원, 여기에 배터리를 한 번 교체해도 소모품·수리가 포함된 구독과의 격차는 여전히 수십만 원 남는다.
반대로 구독과 렌탈은 중도 해지가 발목을 잡는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의무사용기간이 1년을 넘는 계약을 소비자 사정으로 해지할 때 잔여 월 임대료의 10%를 배상하도록 권고한다. 이 기준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실제 약관은 더 센 위약금을 매기는 곳도 있다. 장기 약정 할인을 받았다면 그 할인액을 남은 기간만큼 토해내야 한다는 조항도 흔하다. 5년 약정을 2년 만에 깨면 위약금과 할인 반환이 겹쳐 생각보다 큰 돈이 나갈 수 있다.
판단 기준은 단순하다. 순수 금액만 보면 손익분기는 대체로 3년 3개월에서 3년 6개월 사이다.
계약 전 확인할 것은 세 가지다. 월 요금에 소모품·수리·배터리가 포함되는지, 의무사용기간이 몇 년인지, 중도 해지 때 위약금과 할인 반환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이 셋을 일시불 가격과 한 종이에 나란히 적어 보면, 광고가 가린 진짜 비용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