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이 10월 첫째 주 리터당 1,857.6원으로 21주 연속 내렸지만, 한 주 하락폭은 0.4원에 그쳤다. 월 1,000km를 달리는 차라도 여름 고점 대비 월 주유비 절감은 1만 원 남짓이라 연속 하락이라는 표현만큼 지갑에서 체감되지는 않는다. 내 연비와 주행거리로 절감액을 직접 계산하고 오피넷에서 주변 주유소 가격차를 확인하는 편이 숫자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4~8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리터당 1,857.6원이다. 21주 연속 하락이다. 다만 이번 주 하락폭은 0.4원, 경유는 0.1원에 그쳤다. 숫자로는 반년 가까이 내렸지만 주유할 때 체감이 거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속 하락'은 방향을 말할 뿐 크기를 말하지 않는다. 한 주에 1원도 안 내린 흐름이 21번 쌓인 것이라, 주유소 전광판은 어제와 비슷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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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을 확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월 주유비는 '월 주행거리 ÷ 연비 × 리터당 가격'으로 계산하고, 가격이 내린 만큼 절감액을 따로 환산하면 된다.
기준점을 여름 고점으로 잡아보자. 6월 둘째 주 휘발유는 리터당 2,009.9원이었다. 지금은 1,857.6원이니 넉 달 사이 약 152원 내렸다. 연비 12km/L 차량으로 환산하면 주행거리별 절감액은 다음과 같다.
| 월 주행거리 | 월 연료 소비 | 여름 고점 대비 월 절감 | 현재 월 주유비 |
|---|---|---|---|
| 500km | 약 42L | 약 6,300원 | 약 7만 8천 원 |
| 1,000km | 약 83L | 약 1만 2천 원 | 약 15만 5천 원 |
| 1,500km | 약 125L | 약 1만 9천 원 | 약 23만 2천 원 |
출퇴근으로 월 1,000km를 달린다면 여름보다 월 1만 원 남짓 아끼는 셈이다. 1년으로 보면 15만 원 안팎이다. 적지 않지만, 넉 달에 걸친 하락의 누적치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반대로 이번 주 하락폭 0.4원만 놓고 보면 같은 조건에서 월 절감액은 33원에 불과하다. 주간 뉴스 한 건으로 지갑이 가벼워질 거라 기대하면 실망하기 쉽다.
이번 하락의 바탕은 국제유가 안정이다. 10월 첫째 주 두바이유는 배럴당 108.0달러로 전주보다 0.2달러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는 보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는데, 지금은 큰 변동 없이 완만한 하락이 이어지는 국면이다.
바꿔 말하면 추가 인하 여력도 크지 않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면 2~3주 뒤 국내가도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지금의 '연속 하락'을 장기 추세로 단정하긴 이르다.
유가가 내리면 물류비가 줄고 밥상물가도 안정될 것 같지만, 반영 속도는 느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 변동이 농식품 물가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4~6개월이 걸리고, 그중 유통 단계의 물류비 영향이 가장 크다고 봤다. 유가 하락이 물류비 부담을 낮추는 요인인 건 맞지만, 소비자가격까지 내려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택배비나 배송비는 한 번 오르면 잘 내리지 않는 항목이기도 하다. 그러니 당장 장바구니에서 효과를 찾기보다는, 연말까지 농수산물·가공식품 가격이 더 오르지 않는지를 지켜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같은 지역이라도 주유소별 가격차는 리터당 100원을 넘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로 이번 주에도 대전·세종 지역 평균가는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전국이 21주째 내리는 국면에서 추가로 아낄 여지는 '전국 평균'이 아니라 '내 동선 위의 최저가'에 있다.
정리하면 지금 시세는 내릴 만큼 내린 뒤 숨 고르는 구간에 가깝다. 뉴스의 '연속 하락'보다 내 차의 연비와 동선을 먼저 들여다보는 쪽이 주유비를 쥐락펴락하는 실질적인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