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리터당 1,900원이라면 정유사 공급가는 약 880원, 유류세 등 세금이 900원 안팎, 주유소 마진은 100원 수준으로 나뉜다. 공정위가 조사하는 담합은 공급가 단계의 가격 정보 교환이어서 유류세는 그대로 고정되고 담합이 건드릴 수 있는 폭은 공급가 안 일부에 그친다. 당장 주유비를 아끼려면 담합 결과를 기다리기보다 오피넷으로 동네 최저가와 알뜰주유소를 비교하는 편이 낫다.

휘발유 1리터 값에서 정작 정유사가 가져가는 몫은 절반이 되지 않는다. 리터당 1,900원이라면 세금이 900원 안팎, 정유사 공급가는 880원 정도, 주유소 몫은 100원 수준이다. 유가 담합 조사가 기름값에 닿는 지점을 이해하려면, 이 1,900원이 어디로 흩어지는지부터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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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은 국제 원유 시장에서 정유사, 대리점, 주유소를 거치며 정해진다. 리터당 1,900원을 예로 들면 구성은 대략 이렇게 나뉜다.
| 구성 | 리터당(약) | 비중 |
|---|---|---|
| 정유사 공급가(원유·정제·유통) | 880원 | 46% |
| 유류세(교통·주행·교육세) | 746원 | 39% |
| 부가가치세 | 173원 | 9% |
| 주유소 마진 | 100원 | 6% |
여기서 핵심은 유류세다. 유류세는 가격에 비례하는 세금이 아니라 리터당 정해진 금액이 붙는 종량세다. 국제 유가가 오르든 내리든 리터당 세금은 그대로다. 그래서 원유값이 떨어져도 체감 인하 폭이 작게 느껴지는 것이다. 금액과 비중은 유가와 유류세 정책에 따라 움직이지만, 세금이 가장 큰 덩어리라는 구조는 잘 바뀌지 않는다.
공정위가 조사 중인 담합 혐의는 정유사들이 주고받은 공급가 정보다. 위 표에서 '공급가' 칸, 그중에서도 국제 원유값을 뺀 정제마진과 유통 부분이 영향권이다. 유류세는 종량세라 담합과 무관하게 고정되고, 부가세는 최종 가격에 비례해 따라 움직인다. 담합이 공급가를 끌어올렸다면 소비자가 더 낸 돈은 이 공급가 칸에 숨어 있는 셈이다.
공정위가 문제 삼는 혐의 중에는 가격을 직접 맞춘 행위뿐 아니라 입금가와 확정가 같은 가격 정보를 서로 주고받은 행위도 들어 있다. 경쟁사끼리 값을 미리 공유하면 서로 눈치껏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게 돼, 명시적으로 '얼마에 팔자'고 합의하지 않아도 경쟁이 무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가 전체가 담합 대상인 건 아니다. 원유값은 국제 시세로 정해지므로 담합이 건드릴 수 있는 폭은 공급가 안의 일부다. 담합이 사실로 밝혀지더라도 리터당 가격이 극적으로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가격을 정하는 마지막 단계는 주유소다. 같은 브랜드라도 주유소마다 리터당 가격이 다르다. 임대료와 인건비, 판매 물량에 따라 마진을 다르게 잡기 때문이다.
담합 조사 결과가 당장 기름값을 낮추지는 않는다. 과징금은 국고로 들어가고, 공급가 경쟁이 회복되더라도 유류세가 그대로면 체감 폭은 제한적이다. 운전자가 지금 아낄 수 있는 돈은 조사 결과가 아니라 오늘 어느 주유소에서 넣느냐에서 나온다. 리터당 100원 차이도 한 달 주유량으로 치면 무시하기 어려운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