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난방 기기의 월 요금은 소비전력×사용시간으로 계산하지만, 실제 부담은 그 사용량이 올라타는 누진 구간이 좌우한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겨울에 누진 완화가 없어(완화는 여름 7~8월만), 난방 사용량이 기존 사용량에 더해지며 요금을 2·3단계로 밀어 올린다. 기기별 월 전력량을 직접 계산해 내 사용량이 어느 구간에 드는지 보고, 전기히터는 국소·단시간으로 돌리는 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절약의 핵심이다.

전기난방 기기의 한 달 요금은 공식 하나로 어림할 수 있다. 전력량(kWh) = 소비전력(W) × 하루 사용시간 × 사용일수 ÷ 1000. 여기에 전기요금 단가를 곱하면 대략적인 금액이 나온다.
그런데 이 단가가 고정값이 아니다. 주택용 전기요금은 쓰는 만큼 단가가 뛰는 누진제라서, 같은 히터를 돌려도 내가 이미 전기를 얼마나 쓰고 있었느냐에 따라 추가 요금이 크게 달라진다. 겨울 난방비를 따질 때 소비전력 숫자만 봐서는 안 되는 이유다.

Erik Mclean
대표적인 기기를 정격 소비전력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렇다. 실제로는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열선이 켜졌다 꺼졌다 하기 때문에, 평균 소비전력은 정격의 30~50% 수준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아래는 '최대로 썼을 때'의 상한선으로 보면 된다.
| 기기 | 소비전력 | 하루 사용 | 월 전력량 |
|---|---|---|---|
| 전기장판(중형) | 150W | 8시간 | 약 36kWh |
| 선풍기형 히터 | 1,000W | 3시간 | 90kWh |
| 컨벡터 히터 | 2,000W | 3시간 | 180kWh |
전기장판은 와트가 낮아 오래 켜도 월 수십 kWh에 그친다. 반면 히터는 와트가 10배 안팎이라 하루 몇 시간만 써도 월 100kWh를 넘기기 쉽다. 같은 '난방'이라도 전력 부담의 체급이 다르다.
문제는 이 사용량이 기존 사용량에 '얹힌다'는 점이다. 한전 주택용 저압 요금은 3단계 누진이다. 1단계(월 200kWh 이하)는 kWh당 120원, 2단계(201~400kWh)는 214.6원, 3단계(400kWh 초과)는 307.3원이다. 3단계 단가는 1단계의 2.5배가 넘는다.
예를 들어 평소 월 250kWh를 쓰던 집(이미 2단계)이 컨벡터 히터로 180kWh를 더하면 430kWh가 된다. 이때 400kWh를 넘는 30kWh는 3단계 단가 307.3원이 적용된다. 난방 기기가 더하는 요금은 평균 단가가 아니라, 내가 올라선 '맨 윗 구간' 단가로 붙는 셈이다. 그래서 구간 경계를 넘기 직전인 집일수록 히터 한 대의 체감 부담이 유독 크다.
여기에 겨울의 함정이 하나 더 있다. 누진 구간을 넓혀주는 완화는 여름(7~8월)에만 적용되고, 겨울에는 없다. 난방 수요가 몰리는 계절에 오히려 200kWh, 400kWh라는 좁은 기준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뜻이다.
사용량을 줄이려면 '무엇을 먼저 끄고 무엇을 남길지' 순서를 정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정리하면, 겨울 난방 기기를 고를 때는 라벨의 와트 수보다 '내 월 사용량이 어느 구간에 드는가'를 먼저 계산하는 편이 낫다. 정확한 단가와 청구액은 한전 고지서나 한전:ON 앱의 요금 계산기로 확인할 수 있다.